국내 레저&아웃도어 산업을 이끌며 어느 덧 창립 40주년을 넘긴 코베아.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캠핑 업계를 지키며 우직하게 걸어온 시간 덕분에 아웃도어 라이프의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석유 버너 예열기에서 시작된 작은 기업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까지, 코베아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석유 버너 회사에서 근무하며 산을 무척 좋아했던 한 평범한 가장이 있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친구를 통해 처음 산을 만났습니다. 산을 좋아하던 친구들과 동호회를 만들기로 결정했고 이 동호회 활동을 통해 사업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고, 현장에서의 경험을 제품에 접목시킬 수 있었습니다.
산에 자주 가게 되면서 그는 자연스레 버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초, 19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던 그에게 5만원에 이르는 버너를 구입한다는 것은 로망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마침 석유 버너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버너 예열기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 결과, 가스버너 예열기를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1982년, 노량진의 자그마한 사무실에서 '코베아상사'라는 이름의 작은 사무실을 열고 버너를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며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산을 사랑했던 평범한 가장의 꿈이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 된 이 일화는 코베아의 선대 회장인 고(故) 김동숙 회장의 이야기이자, 코베아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코베아의 인기 제품 중 하나는 단연 버너류입니다.
등산이나 캠핑을 할 때 1인 혹은 가족단위가 필요로 하는 취사 도구가 다르기 때문에 보통 버너가 두 대 이상 필요합니다. 코베아의 경우 예전에는 현대나 기아 같은 대기업 공장에 근로자의 날이면 다량의 제품을 납품했고, 모델을 해마다 업그레이드하면서 자연스럽게 취사용 제품군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1983년, 코베아에서 처음 개발한 버너는 석유를 사용하는 제품이었지만, 곧 가스 버너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원터치 자동 가스 버너를 선보이게 됩니다. 1987년에 출시한 이 모델은 코베아의 대표 제품으로 현재까지도 생산되며 대중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초고속 성장 뒤에는 위기도 따랐습니다. 1991년 가을, 산에서의 취사와 야영이 금지되면서 코베아는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생존을 위한 방안을 수출에서 찾기로 하고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독일, 영국, 태국, 러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길을 열면서 취사 및 야영 금지 시절의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이후 안정기에 접어든 1997년, '코베아상사'에서 '코베아'로 상호명을 변경하게 됩니다. 코베아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웨덴 브랜드인 '스베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스베아를 능가하는 버너를 만들겠다는 의미이며 다른 하나는 KOREA라는 영단어에서 R을 V로 바꾸어 한국을 대표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렇게 버너를 통해 편리한 취사 환경이 조성되자 사람들은 이제 품질 좋은 텐트를 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버너를 기반으로 성장해 오던 코베아는 자연스럽게 텐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매장이 확대되고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코베아 텐트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습니다. 특히 2007년 출시한 거실형 텐트는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제품으로 당시 수입 텐트에 의존하고 있던 텐트 업계에 한국형 텐트가 등장하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후 사계절 캠핑을 선호하는 한국 캠퍼들을 위해 혁신적인 디자인은 물론 다양한 기후에 대응 가능한 '아웃백 골드' 텐트, 최적의 거실 공간과 이너 텐트 공간을 자랑하는 초대형 거실 거실 텐트인 '이스턴', 합리적인 가격과 사양으로 국민 텐트로 불린 '문리버' 등이 속속 출시되며 코베아 텐트는 대중 속에 완벽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TV예능 프로그램을 포함해 다양한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코베아는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이뤄내게 됩니다.
“캠핑을 디자인하라!”라는 캐치프레이스 아래 2010년에 들어서는 토탈 캠핑 브랜드로 확장하며 전문성을 넓혀 나갔습니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된 2012년, 주말 여가 활동이 캠핑으로 번지며 뜨거운 열풍이 일어났습니다. 트랑고의 스페인 본사와 의류 부문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나가기 위해 의류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최상의 고객 서비스와 최고 품질의 제품, 거기에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이 꾸준히 뒷받침되어 40년이라는 시간을 걸어온 코베아. 2024년 현재 코베아는 캠핑족은 물론 여러 기업과 기관에서 탄탄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탁월한 품질만큼 코베아가 자부심을 갖는 부분은 바로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입니다. 월평균 3,000건의 수리 접수를 소화하며 단종되지 않은 제품은 모두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1987년에 생산된 제품도 AS센터에 접수되었는데 접수 고객의 선친이 사용하던 제품이 접수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제품 하나가 아닌 고객 한 명 한 명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이라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코베아가 가진 브랜드 철학입니다.
최근 더욱 편리하고 쾌적한 레저&아웃도어 문화가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청정한 자연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사회 공헌 활동에도 힘쓰는 등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사회적 역할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과 사회 곳곳에 다양한 나눔의 손길을 펼치며 좋은 브랜드를 넘어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기업입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을 포함해 특허 74건, 디자인 등록 101건 등 수많은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코베아. 품질과 디자인과 관련된 주요 인증을 획득해 신뢰성 높은 글로벌 브랜드로 안착했습니다. 대한민국 토종 브랜드라는 사명감과 긍지를 지닌 코베아가 만들어 온 지난 40년의 기록은 여기까지입니다. 앞으로도 코베아가 새롭게 써내려 갈 아웃도어 라이프의 소중한 문화가 팍팍한 현대인의 삶에 더욱 의미 있는 가치가 되길 응원합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