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기술이전으로 경영 안정화…혁신의료 선제 도입”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이 19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략을 설명했다.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이 19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략을 설명했다.

연세의료원이 의정갈등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을 겪으면서 연구기술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수익구조를 확대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초고난도 질환 중심으로 시스템 전환과 미래의료 투자를 위해 경영 안정화에 주력한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19일 오전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료환경의 변화로 당장 의료이익은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이제 진료수익만으로는 미래의료를 준비하기 힘들다”면서 “혁신의료나 필수의료체계 도입 등을 위한 미래 발전동력으로 진료 외에도 다양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의정갈등이 시작된 올해 의료수익으로 상반기 1200억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경영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 의료원장은 “기술이전 실적 향상을 위한 지원 강화를 통해 의료원에서 매년 기술이전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올해 기술이전은 23건으로 계약액은 117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현재 의과대학은 163억원, 치과대학이 156억원, 간호대학 7억 2000만원을 연구를 위해 교수들에게 과제별로 최대 2년까지 지원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의료질 향상을 위해 매년 20억원씩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지원이 국내 최초 수부이식 수술이라는 임상 성과는 물론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 세계적인 의학저널에 신의료기술 등재 등으로 이어졌다.

데이터연구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헬스 인프라를 강화하고, 신진교수의 연구정착을 위한 지원금을 올해 상반기에 16억원 넘게 지원했다. 올해 10월까지 30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연세대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전·현직 동문들로 구성된 기부형 펀드 '세브란스 MD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고 투자기관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민간투자사와 의료원 최초의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벤처투자조합은 바이오헬스 분야 유망기업을 발굴해 성장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약 90억원의 투자금액을 운용하며, 11개 기업에 투자했다. 현재 투자기업의 총가치는 203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연세대 교수창업 벤처들도 포함된다.

연세의료원
연세의료원

연세의료원은 이날 신의료기술, 신약 등 혁신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최상급종합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금 의료원장은 “혁신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해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넘어 초고난도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중입자치료는 이달 초까지 전립선암 378명을 비롯해 췌담도암 45명, 간암 6명, 폐암 8명이 치료를 마쳤다. 내년 상반기 회전형 치료기를 추가로 가동하면 두경부암 등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치료 환자 수도 늘어나게 된다.

금 의료원장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의료 정상화에 나서줄 것을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대한민국 의료가 정상화되고 우수한 의료인력이 배출되기 위해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의정사태를 정리해야 한다”면서 “우수한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의 체질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수가의 현실화와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를 위해 의료사고특례법 재고 등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공적인 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을 예로 들며 병원에서 환자 치료에 쓰이는 전기가 '산업용'이 아닌 '일반용'을 적용받는다고 지적했다. 연세의료원의 신촌지역 1년 전기세는 220억원이 넘는다.

금 의료원장은 “최신 의료장비의 경우 전기 사용량이 많아 전기세 부담이 크고, 의료기관의 카드 수수료도 2%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의료기관의 지출비용이 줄어들면 의료의 질에 재투자 하는 으로 그 혜택은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