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푸드테크는 기후변화, 인구급감, 식량안보 등 문제를 해결할 혁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푸드테크가 실질적인 솔루션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법률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차원의 법률 지원이 없다면 푸드테크의 지속적 발전은 어려울 수 있다. ESG 관점에서 푸드테크가 지속 발전하기 위한 법적 과제를 살펴보자.
우선, 환경적 측면에서 푸드테크는 기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대체육(세포배양육·식물성대체육)은 소나 양과 같은 반추가축의 사육을 통해 생산된 육류보다 메탄가스를 덜 발생시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의 14.5%가 가축공급망에서 발생되고, 이 중 3분의 2는 반추가축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으로 인한 것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식품 생산과 소비를 예측·조정해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식품 폐기율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위성사진과 기상자료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곡물수확량 예측 모델도 개발 중이다.
반면, 세포배양육이 오히려 생산 과정에서 전력소비로 온실가스를 더 배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기술로 인한 전력소비량을 감안하면 AI 기술의 활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나 푸드테크로 생산된 세포배양육이 인신체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처럼 환경적 측면에서 기존 농업이나 축산업, 유통업에 AI 등 기술이 접목됐을 때 실제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지, 신체에도 안전한 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기준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환경영향평가와 안전성평가 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가 마련되고, 이에 따른 충분한 신뢰성 등이 쌓인다면 푸드테크는 지속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측면에서 푸드테크는 생산성, 효율성을 높이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등의 긍정 효과도 있지만, 반대 효과도 동반할 수 있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서빙·배달·조리하는 경우, 근로자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세포배양육이 일반화되면 기존 축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배달플랫폼이 배달로 인한 편익보다 비용을 보다 상승시켜,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개인정보 기반 AI 기술이 접목된 푸드테크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새로운 법률적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다.
푸드테크가 우리 사회 전반에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푸드테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나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인식하고 대비·보완하기 위한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일자리와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결과가 예상되는 경우, 근로자 재교육이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푸드테크에 필요한 개인정보가 잘 활용되는 동시에 잘 보호될 수 있는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푸드테크를 사업화하려면 연구·시험·검증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 투자가 요구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대기업이 푸드테크 시장을 독과점할 위험이 있고, 이로 인해 소비자 보호도 후퇴할 위험이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자유로운 경쟁 구도가 가능할 수 있도록, 푸드테크 특성을 감안해 중소기업 지원 혹은 불공정행위 금지 등의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기존 법제도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법률을 마련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푸드테크는 식품 등 관련 산업 혁신을 위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혁신을 지속하려면 ESG 측면에서 조화가 필요하다.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충분한 연구 검토가 시급하다.
21대 국회에서 푸드테크산업육성법안들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최근 푸드테크산업육성법안 3건이 발의된 상태다. 푸드테크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한 법제도와 정책이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오정익 법무법인 원 변호사 jioh@onelaw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