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화가 고민인 인공지능(AI) 기업 사이에 4배 매출 성장을 기대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올해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업스테이지의 지난해 매출은 46억원이다. 예상 매출이 맞다면 전년 대비 4배 이상 오르는 것이다.
주요 요인은 두 가지다. KT와 함께 태국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사업, 업스테이지의 AI 솔루션 수요 증가다.
업스테이지 투자사 중 한 곳인 KT는 지난해 태국 정보기술(IT) 기업 자스민그룹과 태국어 특화 LLM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스테이지는 이 사업에서 태국어 특화 LLM 구축을 지원한다.
이는 업스테이지가 자사 AI 솔루션으로 해외 언어 모델을 만드는 첫 사례로 의미가 남다르다. 이를 기점으로 동남아 등 해외 국가에 LLM을 구축하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AI 솔루션에서도 호응이 이어진다. 업스테이지는 AI 광학문자인식(OCR) 솔루션 '다큐먼트 AI'와 언어 모델 '솔라' 두 가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두 솔루션은 기업의 AI 전환(AX)에 필요한 '인식'과 '인지' 영역에서의 문제를 풀어준다. 다큐먼트 AI를 통해 기업의 수많은 문서를 인식해 디지털화한 뒤, '솔라'를 통해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해석하고 가치를 창출한다.
이는 실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켰다. 특히 AX 의지가 강하고 문서 데이터가 많은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권의 문의가 활발했다.
업스테이지는 오는 12월 초 매개변수 220억개 수준인 '솔라 프로'를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솔라 프로는 보다 넓은 범위의 업무를 수행해, 솔라 미니와 함께 AI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뷰〉권순일 업스테이지 부사장, “남은 과제는 스케일업과 해외 시장 확대”
업스테이즈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권순일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국내 시장은 좋은 솔루션이 있어도 이를 스케일업이 가능하도록 제품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며 “또 비교적 시장이 작기 때문에 솔루션을 확산하는 데 있어 제약 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국내에서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고 있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로앤컴퍼니와 법률 특화 LLM '솔라 리걸'을 개발하고 있고, 제조 분야에서도 문의가 오는 상황”이라며 “AI 솔루션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시기가 온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진출도 기대 이상이다. (시장에 녹아드는 데) 3년은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퀄컴, 인텔을 비롯해 규모가 큰 기업들의 파트너 문의가 많이 오는 상황”이라며 “단 건 계약보다는 프로젝트 차원의 계약도 논의되고 있어 내년쯤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