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의 정체가 드러났다.
당시 수상한 행적을 보였음에도 거짓말 탐지기를 통과하며 혐의를 벗었던 남성은 DNA 계보학에 범행이 탄로났다.
CNN · ABC7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검찰청은 1979년 캘리포니아주 배닝의 한 고속도로에서 사망한 에스더 곤잘레스(17) 살해 용의자가 식별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루이스 랜돌프 “랜디” 윌리엄슨. 10년 전 플로리다주에서 사망한 남성이다. 당시 그는 눈 덮인 고속도로에서 시신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알린 최초 신고자다.
범행은 지난 1979년 2월 9일 발생했다. 당시 곤잘레스는 부모님과 사는 보몬트에서 언니의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가족에게 목격된 뒤 사라졌다. 이튿날 고속도로 인근에서 눈 속에 한 소녀가 숨진 채 누워있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확인 결과 사망자는 전날 실종된 곤잘레스였다. 둔기로 뒤쪽에서 공격을 받은 뒤 정신을 잃고 성폭행을 당하고 구타당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신고전화에서 이상함을 감지했다고 한다. 신고자가 어떻게 시신을 발견했는지 왜 그곳을 지났는지는 등 세부 사항에 대해 답변을 피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시신에서 발견된 정액 등을 연구소에 전달한 한편, 신고자의 신원을 파악했다. 이 수상한 신고자가 이번에 용의자로 확인된 윌리엄슨이다.
당시에는 DNA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은 윌리엄슨을 심문하면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했다. 그 역시 거짓말 탐지기 사용에 동의했고, 심문 과정에서 테스트를 통과하며 납치, 강간,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는 듯했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DNA 계보학에 의해 정체가 탄로났다.
그가 당시 재판에서 혐의를 벗었기 때문에 생전 그의 DNA 샘플을 채취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DNA 계보학으로 용의자를 식별한 캘리포니아주 법무부가 2014년 그의 시신을 수습한 플로리다주 검시소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정액 샘플 정보와 비교하면서 혐의가 확정됐다.
피해자 언니인 엘리자베스 곤잘레스는 CNN에 “마침내 이 사건을 마무리하게 되어 매우 기쁘지만, 그 남자가 이미 죽어 살인자로 보낸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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