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우크라이나는 경유해 유럽에 가스를 수송하는 계약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로이터 통신은 해당 계약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가즈프롬은 2025년 내부 계획에서 올해 12월 131일 이후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더 이상 가스를 유입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베리아에서 중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은 소련 시대부터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2019년 유럽으로 운송되는 천연가스 공급 및 운송 계약을 5년 연장했는데, 올해 말 만료되는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가스관 이용 대가로 연간 최대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벌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먼저 계약을 연장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로이터에 “러시아는 이 노선을 통한 협상이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가스를 계속 '펌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유럽의 제1 천연가스 공급국이었다. 하지만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자원 독립을 위해 노력했으며, 2022년 독일로 향하는 노드 스트림 수송관이 폭파되면서 러시아는 대부분의 유럽 고객을 잃은 상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경유 수송 계약까지 만료되면서 가스 수출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가스프롬은 내년 유럽과 튀르키예로 공급하던 가스 수출이 20%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예상했던 49bcm(1bcm=10억㎥)에서 39㎥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유럽 역시 겨울철 에너지 대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가스 소비량이 295bcm으로 감소했고, 유럽은 부족한 수요량을 메꾸기 위해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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