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함께 2024년 정례 간담회에 참여해 내년 은행지주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먼저 이복현 원장은 “은행권이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려는 노력보다는, 손쉬운 방법으로 단기 성과를 집중해 온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고객보호,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되고 이익규모에 걸맞는 사회적 역할 이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대외적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 부동산, 담보·보증서 대출 위주의 여신운용, 점포·인력축소 등을 통한 비용절감에만 몰두한다는 것이다. 유사한 불완전판매 이슈가 반복되고 있고,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저하나 일선 영업점 및 후선부서의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된다는 비판이 나온 데 따른 발언이다.
이복현 원장은 '이사회 기능의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해외진출, 자회사 인수 등 은행지주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 과정에서 이사회 감독기능이 미흡하게 작동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다. 회사의 리스크관리·내부통제 기능이 형식화되고 경영진 권한집중 및 단기실적 위주 경영관행이 공고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최근 반복되는 은행권 금융사고에 대해서도 '온정주의적 조직문화'가 원인이라며 짚었다. 징계 강화 및 엄정한 양정기준을 적용하고, 책무구조도 시행 등 내부통제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적극적인 감세와 견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은행지주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년 우리 경제가 내수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 정책변화 기대 변경에 따른 시장 변동성 등으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지주별 맞는 장기적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불확실성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와 역량을 구출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민생금융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은행권 노력을 치하하며, 내년에도 상생금융을 위해 자율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원장은 “금융회사 경쟁력은 규모나 자본금 등 하드웨어적 부분뿐 아니라 지배구조, 내부통제 문화 등과 같은 무형자산 가치에도 크게 좌우된다고 하겠다”며 “ 은행지주의 건전한 성장·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사회와 감독당국이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적극 고민을 나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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