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음악 스트리밍 청취도 3배이상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유명한 춤 동작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1970년대 히트곡 'YMCA'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NBC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그룹 빌리지 피플이 1978년에 발표한 이 곡은 최근 몇 주 동안 차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달 말에는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차트에서 15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달 셋째 주에는 처음으로 해당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곡에 대한 관심은 차트 순위에 그치지 않고 구글 검색과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YMCA'에 대한 검색 건수가 크게 늘었고, 라스트에프엠(last.fm) 노래의 청취 횟수도 이전보다 약 3배 정도 증가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2020년 선거 유세 중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재조명됐다. 트럼프는 손을 주먹 쥐고 리듬에 맞춰 양팔을 교차하는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며 이 춤을 추었고 이 장면은 온라인에 빠르게 확산됐다.
트럼프의 춤 동작이 인기를 끌면서 YMCA도 젊은 세대에게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곡은 한때 지나간 음악으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유세와 함께 새로운 의미를 얻으며 다시 큰 관심을 모았다. 심지어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트럼프의 춤을 따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더욱 두드러지며 옛 팝송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YMCA' 원곡은 1978년 발매된 빌리지 피플의 앨범 '크루징(Cruisin)'에 수록되어 있으며, 노랫말은 기독교청년회(YMCA)라는 미국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센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 노래를 정치적 행사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0년 2월 빌리지 피플 측은 트럼프가 노래를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지만, 6월에는 그룹의 리드 보컬이자 'YMCA'의 공동 작곡가인 빅터 윌리스가 트럼프 측에 노래를 틀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트럼프 캠프는 정치단체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이 곡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윌리스는 당시 트럼프가 이 노래를 사용할 때 “성가신 일”로 생각했다고 밝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이 노래를 계속 사용하면서 “아주 좋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인정했다. 결국 윌리스는 이제 트럼프가 자신의 곡을 사용하는 것을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