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단독 처리에 감사원장 탄핵까지…野, 이번 주 본회의 與와 충돌 불가피

민주당,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에는 합의

12월 정기국회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여야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2일과 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 예산안'과 '감사원장·검사 탄핵안'을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합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야당 주도로 처리한 2025년도 예산안도 연말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예결위에서 통과된 예산안은 677조4000여억원 규모다. 정부 원안에서 4조1000억여원이 깎인 금액이다.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서 증액 없이 정치권의 쟁점 예산만 삭감한 것이다. 야당 단독으로 예결위를 통과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1일 더불어민주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 없이 감액만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데 대해 '민생 포기'라고 맹비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른 날치기 통과로 헌정사상 유래없는 막가파식 행패”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예결위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과 정부 여당에 사과하고 즉각 감액 예산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난 재해 대비 예산, 민생 치안 예산 등을 무차별 삭감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예산 심사권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정부·여당을 겁박하는 예산 폭거이자 의회 폭력”이라고 했다.

감액 예산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다. 또 증액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 입장에서도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예산안 및 예산 부수법안에 대한 추가적 협의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내일 오전까지 24시간이 있다. 필요하면 시간 내에 국회의장의 중재 하에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추가적으로 논의할 부분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가상자산의 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데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해 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직무 독립성이 있는 헌법기관장인 감사원장의 탄핵 추진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입법쿠데타'라며 즉각 반발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민주당의 행태는 정부를 멈추겠다는 사실상 '입법 쿠데타'나 다름없다”고 맹비판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한편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재의결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재표결 결과를 보고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