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성균관대, 물속에서도 강력한 정전기 유지 신소재 개발

정창규 전북대 교수.
정창규 전북대 교수.
방창현 성균관대 교수
방창현 성균관대 교수

자연계에는 매우 다양한 미세 구조를 가지고 있는 생명체들이 많다. 예를 들어 게코 도마뱀은 발바닥 표면에 미세한 섬모 구조 피부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의 독특한 상호작용으로 별도의 접착제가 없음에도 높은 접착력을 가지고 천장을 기어다닐 수 있다. 문어 빨판의 경우에는 미세하게 존재하는 진공 구조 덕분에 물속에서는 물론, 기름이 존재하는 표면에서조차도 매우 높은 접착 특성을 보인다.

전북대학교는 정창규 신소재공학부 교수팀과 방창현 성균관대학교 화학고분자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러한 자연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물속에서도 강력한 정전기를 유지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소재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마찰전기 기반 원격센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소재 분야 상위 저널인 '나노 에너지'(Impact Factor 16.8)의 11월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 주요 연구팀인 정창규 교수, 방창현 공동연구팀 외에도 다양한 응용 연구를 위해 성균관대 조수연 교수, 건국대 양태헌 교수 등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생체모방표면의 형태, 정전기 미세 뚫어뻥의 원리, 최종 에너지 소자 관련 응용 가능성 증명.
생체모방표면의 형태, 정전기 미세 뚫어뻥의 원리, 최종 에너지 소자 관련 응용 가능성 증명.

연구팀은 물속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힘을 발휘하는 물방개 다리에 주목했다. 이 다리에 존재하는 미세 빨판 구조를 모사한 것이다. 물방개의 다리에는 아주 작은 빨판처럼 생긴 구조가 있는데, 이 구조 덕분에 물속에서도 강력한 접착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구조는 평평한 윗부분과 좁고 긴 아래 부분이 진공 공간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모양임을 발견했다. 미세한 구조가 마치 작은 '뚫어뻥'처럼 생겼다는 데에서 신소재의 답을 찾았다.

전북대-성균관대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생물체 표면의 미세구조를 이용해 정전기적 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이 미세구조를 모방한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 신소재 표면은 높은 물리적 접착력에 더불어 표면 간 반데르발스 결합 증강에 힘입어 향상된 정전기력 특성을 보였다고 연구팀을 밝혔다.

이 미세구조가 임의의 반대쪽 표면에 있는 전자를 효율적으로 받아내고, 최종적으로 더 많은 마찰 정전기를 유도한 것이다. 이는 마치 뚫어뻥으로 더 많은 전자를 뽑아낸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게다가 이 특성은 수중에서도 지속되어, 일반적으로는 정전기가 약해지는 젖은 조건에서도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정전기 향상 원리를 이용해 터치 센서 및 에너지를 모으는 장치인 에너지 하베스터에 적용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정창규 교수는 “생체모방표면이 기계적 접착력 증대뿐만 아니라 전기적 힘을 증강할 수 있는 원리를 밝힌 첫 연구”라고 하며, “이 결과가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마찰전기 기반 원격센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저희 연구팀도 더 높은 완성도를 가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