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조절 대장암 치료 가능성 제시

대장암 환자에서 HTR2B 발현과 사망률 사이의 관계.
대장암 환자에서 HTR2B 발현과 사망률 사이의 관계.

국내 연구진이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세로토닌 수용체와 대장암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치료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오창명 의생명공학과 교수와 안진희 화학과 교수(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대표) 공동 연구팀이 세로토닌 수용체 중 하나인 HTR2B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대장암 세포 성장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고, 악성 종양의 생장 억제를 위한 약물 처방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기분, 행동, 불안 등 신경계 활동을 조절하는 물질로 잘 알려진 세로토닌은 약 95%가 장 내 크롬친화세포에서 생산된다. 세로토닌과 위장관 질환 간의 연관성에 대한 논의는 학계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했다. 특히 세로토닌의 여러 수용체 중에서 HTR2B가 생장 인자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대장암이 아닌 환자와 대장암 환자에서 HTR2B 발현 비율에 따른 사망률을 확인했고, 대장암 환자의 조직을 채취한 뒤 정상 조직과 대장암 조직에서 형광 염색을 통해서 발현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대장암 환자 가운데 HTR2B의 발현율이 50% 이상으로 높은 집단은 약 8년 정도 경과 후에 생존율이 0%에 가까운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은 약 60%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 환자에서 채취한 대장암 종양 조직과 이에 붙어있는 정상 조직에서 HTR2B 발현을 확인했을 때, 대장암 조직에서 HTR2B의 발현 비율이 약 60%이고 정상 조직은 약 30%로 약 2배의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대장암 종양에서 HTR2B의 발현이 높고, 대장 조직보다 대장암 종양 세포가 생장에서 세로토닌에 의해 더 많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창명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세로토닌 수용체 HTR2B를 저해함으로써 대장암 세포의 성장 억제를 통해 치료 가능성을 규명했다”면서 “HTR2B 저해제 GM-60186과 같은 HTR2B 저해제를 활용한다면 대장암 환자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오창명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안진희 GIST 화학과 교수, 이정윤 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생, 박수현 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오창명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안진희 GIST 화학과 교수, 이정윤 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생, 박수현 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생.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