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억 공익변리사상담센터 소장 “한국, 특허존중 사회 돼야”

전기억 공익변리사상담센터 소장
전기억 공익변리사상담센터 소장

전기억 공익변리사상담센터 소장은 인터뷰 내내 '특허 존중 사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소송사례 중심으로 쉽게 풀어쓴 특허 이야기 '특허존중사회'를 백만기 김&장 법률사무소 변리사와 펴냈다. 신간이 특허존중 사회를 앞당기는 밀알이 되길 바란다는 그를 만나 신간과 현대 사회에서 특허 역할을 들어봤다.

-신간의 핵심 메시지는.

▲국가가 바로 서고 급성장하려면 대통령과 지도자들이 특허를 존중하는 사회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초강대국 미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특허제도는 천재라는 불에 이익이라는 기름을 붓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특허보호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20여년 후 미국은 발명기업가 에디슨이 등장하며 글로벌 산업의 중심국으로 부상했다.

반면 1930년대 루스벨트 정부는 경제 대공황을 타개하고자 특허 기업에 대한 반독점법 적용을 강화했다. 그 결과 일본과 유럽에 기술 주도권을 넘겨줬다. 한동안 산업 발전이 뒤처졌고, 당시 도쿄 땅을 팔면 미국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말도 돌았다.

이후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강력한 특허 보호정책을 채택했다. 10년 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정보통신산업이 급성장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등장했다. 기술 패권을 되찾았다.

이처럼 특허를 존중하는 국가 리더십은 10여년 시차를 두고 국가 산업 혁신과 성장 결실을 봤다. 한국도 대통령과 리더들이 미국처럼 앞장선다면 혁신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허 영역에서 코리안 디스카운트 해결안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특허 보호수준을 비교하면 우려스럽다. 특허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손해배상액 중간값으로 볼 때 미국이 65억7000만원이면 한국은 1억원 수준이다.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65배 높다.

특허 가치는 기술 우수성에 시장규모와 사회의 특허 보호수준이 반영된다. 만약 특허기술 우수성에 큰 차이가 없다면, 시장규모는 국내총생산(GDP)으로 가늠할 때 미국이 우리보다 대략 15배 크다. 특허 보호수준은 미국이 우리보다 4.38배 정도 높다.

우리나라의 특허를 미국 수준으로 보호하면 우리 특허의 가치를 4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 우리 특허가치가 낮은 것을 발명자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우리가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는 문제다.

실제 우리나라 지식재산 보호 수준은 낮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해 기업 특허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을 한 결과 우리나라 지재권 보호 수준은 총 64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K특허 경쟁력 있나.

▲우리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2차 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이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다. GDP 대비 R&D 투자는 세계 2위, 특허출원도 세계 4위다. 이미 혁신 주도형 국가다. 한국 기업은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으며 차별화한 기술력과 우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제 전 국민이 특허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우리 정부는 한 해 30조원 예산을 기술개발에 투입한다. 금융기관도 10조원을 지식재산 사업화에 투자한다. 앞으로 산업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수십조원대의 성공이 필요하다.

국내외에 산재한 과학기술 인재를 불러 모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K특허를 믿고 특허 존중 사회로 전환해야 하는 시기다.

전기억 공익변리사상담센터 소장
전기억 공익변리사상담센터 소장

-출간 포부는.

▲우리 책이 기술혁신과 사업화에 관계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이공계 대학생 교양 도서로 자리 잡길 바란다. 특허업과 관련 없는 남녀노소 누구나 특허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소송 대상물이 된 특허 중심으로 책을 펴냈다. 책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면서도 유익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 확신한다.

갈릴레이 갈릴레오 양수기, 링컨 대통령 부력 선박, 제임스 와트 증기기관, 에디슨 전기식 투표기록장치부터 1990년 폴라로이드 즉석사진기 일화, 국내에서 100억원대 배상금을 놓고 벌인 쿠쿠의 전기압력밥솥 사례 등을 소개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