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에도 통신망이 정상 작동하면서 시민들의 패닉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동통신사는 트래픽 모니터링과 주요통신시설에 대한 방호를 강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장관 주재 간부회의를 소집해 네트워크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3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관련해 “네트워크 문제는 없었지만 특이사항 발생시 즉각 조치를 위한 비상대기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KT는 국가기간망을 관리하는 기간통신사업자다. 계엄 선포 즉시 비상대응 체제를 구축했지만 과부하 등 트래픽 특이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통신국사 등 주요 통신시설에 대한 방호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비상 관리체계를 유지하며 실시간 트래픽 현황을 예의주시했다. SKT 측은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체계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트래픽은 평상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모니터링을 강화했지만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는 계엄사령부 등으로부터 별도 지침이나 특별 조치를 요구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6시간 동안 통화·문자 등은 정상 서비스됐다. 다만 네이버와 블라인드 등 일부 인터넷 서비스에 트래픽이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광화문 집무실에서 화상 간부회의를 열고 후속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차질 없는 정상업무 수행을 당부하고 통신망 안정적 제공 등 현 상황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과 관계자는 “네트워크 안정성에 대한 관리 조치를 수행했다”면서 “네이버 등 일부 트래픽 장애가 발생한 서비스에 대해 즉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민간과 협력 대응했으며 현재는 평상시 관리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계엄상황이 조기 해제되면서 트래픽 과부하에 따른 먹통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향후 국가비상사태를 대비한 위성통신망 등 백업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국가비상상황에 대응한 전기통신역무 수행과 비상시 통신 확보 방안을 규율하고 있지만 지상망에 한정됐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