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 EU, 한국 계엄령 해제에 안도… “우려·주시하고 있어”

백악관 “우려스러운 계엄령…국회 계엄해제 표결에 존중”
이시바 日 총리 “중대한 관심으로 주시…방한은 정해진 것 없어”
EU·英·獨 “한국 상황 예의주시”…中, 자국 대사관 통해 자국민 주의 당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언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한국의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우방국들은 한국과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자국과 세계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국회의 표결로 계엄 상황이 해제된 상황과 관련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우려스러운(concerning) 계엄령 선포에 관해 방향을 바꿔 계엄을 해제하는 한국 국회의 표결을 존중한 것에 대해 안도한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한미 동맹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본관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관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사진=연합뉴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4일 성명을 내고 “미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한국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왔다”며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만장일치 해제 결의안 통과 이후 헌법에 따라 비상계엄령을 해제하겠다는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우리는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를 갖고 최근 한국의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곳과 서울에서 모든 급의 한국 측 인사들과 관여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분야 수뇌부가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를 브리핑받았고, 상황 평가를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지지 AFP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지지 AFP 연합뉴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역시 한국의 비상계엄 관련 상황을 “중대한 관심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4일 보도했다.

다음 달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시바 총리는 방한과 관련해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한국에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 역시 “한국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영국 국민은 영국 정부의 여행 권고사항 업데이트를 살펴보고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독일 외무부는 엑스(X)에서 “우리는 한국에서의 상황을 큰 우려를 가지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승리해야 한다”고 썼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영 인테르팍스 통신에 “한국의 계엄령 선포 이후 상황이 우려스러우며 우리는 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주한 중국대사관은 공지를 통해 한국에 있는 중국인들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대사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사령관이 정치활동을 일절 금지하는 계엄포고령을 내리는 동시에 일반인의 일상생활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재한 중국 공민(시민)에게 냉정을 유지하고 한국의 정세 변화를 주시하면서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을 신중히 하며 공식 발표를 준수할 것을 알린다”고 당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