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폭풍]여야, 국방위서 국방부 질타… 계엄사령관 “과정 몰랐다” 주장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 선언에 따른 국방부의 대응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다만 박 총장은 계엄사령관으로서 과정을 제대로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비상계엄에 따른 포고령 1호에 제일 먼저 나오는 '국회 등에 대한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이것만으로 이미 위헌이자 위법이고 내란죄”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계엄사령부가 계엄 해제 결의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한 뒤 국회의원의 국회 진입을 막은 행위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비상계엄 당시 280여명의 계엄군은 무장 상태로 국회 본청에 진입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군사상 필요에 의해서만 비상계엄을 할 수 있다. 이는 국회 혹은 국회의원이 무력을 갖고 있어 군대를 파견하지 않으면 제압하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며 무장 계엄군의 국회 배치를 비판했다.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박 총장을 향해 “난 총장으로 인정하지 못한다. 앞으로 '당신'이라고 호칭하겠다”며 “대한민국 조국에, 국민에 총칼을 겨눴다.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하고, 단두대에서 처단돼야 할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여당 의원들도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중 하나는 특전사 707특임대가 투입된 것”이라며 “최정예 특수부대가 계엄 상황에서 (국회에) 투입됐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기호 의원도 “군인 출신으로 현재 정치를 하고 있는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난감하고 국민께 죄송하다. 투입된 장병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며 “계엄법을 들여다보고 실제 과거 사례를 검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차관은 “법리적 측면에서 위헌·합법인지 이전에 군 병력이 동원된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를 해왔고 여기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개인적 입장에서 참담하다. 매우 슬프고 괴롭다”면서 “차관의 직책에서 일련의 행동을 미연에 확인하지 못했고 진행되는 과정을 막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추후에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이 일련의 과정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계엄 과정을 직접 지휘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인 탓에 논란이 예상된다.

박 총장은 “흘러가는 과정이나 병력의 움직임 이런 것은 몰랐던 것은 사실이다. 실탄으로 무장한 것도 몰랐고 (국회에) 투입한 것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또 포고령 1호에 명시된 정치활동 금지 명령에 대해서도 “내가 그걸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다만 행안위 현안질의에서는 박 총장이 직접 국회를 통제한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박 총장이 전화로 국회 통제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전체적인 통제는 계엄사령부로부터 요청이 있어서 포고령에 따라서 서울청장에게 지시한 것”이라며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