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칼럼] 지속가능한 애그테크 '수직농업'

문성후 법무법인 원 ESG센터장
문성후 법무법인 원 ESG센터장

'기후기술(테크)'은 클린·카본·에코·푸드·지오테크 등 수익을 창출하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기술을 의미한다. 그중 푸드테크 분야의 경우 농축산 분야 탄소 저감을 위한 대체육, 대체 농업이 등장했고 식물성 대체육, 미생물 코팅 종자 등 창업 사례도 있다.

애그테크(Ag Tech) 또한 농업(Agriculture)에 기술(Tech)을 결합시킨 단어로 푸드테크에 속한다. 첨단 기술을 농업에 접목시켜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농업을 영위하도록 하는 새로운 지속가능한 기술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봇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농업 전반에 적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개선하며 노동력을 절감하는 동시에 환경 보호 효과를 창출한다. 식량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매스챌린지는 주목할 혁신적 애그테크로 △꿀벌 벡터링기술 △정밀 농업 △실내 수직 농업 △축산 농업 기술 △레이저 허수아비 △농장 자동화 △실시간 운동학 기술 △미니크로모좀기술 △농장 관리 소프트웨어(SW) △물 관리 기술 등 10가지 기술을 꼽았다.

특히 '수직농업'은 도심 내 빌딩 등을 활용한 실내 농업 시스템으로서, 토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고 운송 거리를 단축한다는 측면에서 혁신성이 뛰어난 애그테크라 할 수 있다.

수직농업은 전통적인 평면 농업과는 달리 수직으로 쌓아올린 층에서 작물을 재배한다. 이 방식은 도시 환경에서의 식량 생산과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공간 효율성이 무척 높다.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 비해 동일한 면적에서 최대 10배 더 많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도심에서도 대규모 식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또 온도, 습도, 조명, 이산화탄소 농도 등 다양한 환경 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계절이나 외부 날씨와 무관하게 연중 안정적인 작물 생산이 가능하다. 또 수경재배 등 기술을 사용해 물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으며, 농약이나 제초제 사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도시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도시에 수직 농장이 생긴다면 운송거리가 짧아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다.

수직농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기 투자에 비용이 많이 들며, 발광다이오드(LED) 등 설치비용도 많이 든다. 일반 농장처럼 다양한 작물이 재배되기는 어렵고, 농촌 소멸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러한 현실성을 감안해 정부는 수직 농업의 초기 투자 비용 등의 부담을 덜도록 산업입지법과 산업 집적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수직 농장이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고, 스마트 농업 종합 자금 등 자금 지원도 받게 해주고 있다.

유엔(UN) 지속가능목표 중 '기아 해소'와 '책임있는 생산'이 있다. 수직농업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지속 가능성을 도모해주는 혁신 기술이며 앞으로 식량 안보, 도시화 등에서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당장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적극적으로 수직 농업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도 수직농업의 기술 발전이 전통 농업과의 조화로운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K농업(Agriculture)의 글로벌 경쟁력을 적극 확보하길 기대한다.

문성후 법무법인 원 ESG센터장 esg365@onelaw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