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상 최초로 우주 유영에 도전했던 미국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이 차기 정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 수장으로 지명됐다.
앞서 민간 우주 임무를 수행할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와 함께한 것으로 알려져 차기 정부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아이잭먼을 나사 차기 수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하면서 “그는 나사의 '탐험과 영감'이라는 사명을 이끌어내고 우주 과학, 기술, 탐사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트럼프 정부에서 아이잭먼은 빌 넬슨 나사 국장 자리를 넘겨받게 된다. 넬슨 국장은 플로리다 출신 전 민주당 상원의원이자 1986년 우주 왕복선 임무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에 아이잭먼은 엑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나는 우주에서 이 놀라운 지구를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으며,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모험을 주도하는 미국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일생일대의 영광”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차기 나사 수장이 당면한 주요 과제는 50년만에 재개되는 유인 달 탐사 임무, 아르테미스(Artemis)다. 나사는 2026년 하반기 아르테미스 III부터 본격적으로 유인 달 탐사를 목표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아이잭먼은 지난 1999년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를 설립했다. 사업가로 성공한 뒤 어릴 적부터 키워왔던 우주비행 실현에 매진했으며 2012년에는 전투기를 매입하고 미군 조종사 훈련업체 드라켄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에는 스페이스X와 함께 탑승자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된 민간 우주 탐사 임무 '인스퍼레이션4'를 주도하기도 했다.
올해 9월에는 또다시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 우주 임무에 돌입했다. 이번에는 해치를 열고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우주 유영'(Space walk)가 포함됐다. 두 차례 민간 우주임무는 모두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으로 진행됐다.
로이터 등 외신은 아이잭먼을 '머스크의 우군(ally)'이라고 언급하면서 “상원에서 승인되면 정치 경험이 없는 아이잭먼이 나사의 약 250억 달러(약 35조 5000억원) 예산을 감독하게 된다. 나사 최우선 과제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스페이스X 스타십(우주선명)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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