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안팎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국제 통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의 이번 진단에는 계엄령 및 탄핵 정국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부결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경제 여건이 어렵다는 의미다.
KDI는 “반도체 생산과 수출은 높은 수준을 지속했고 관련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됐다”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해 12월부터 내수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상품 소비는 가전, 통신기기, 화장품 등 다수 품목에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10월에는 조업일수 증가로 승용차 소매판매가 증가했으나 11월 지표에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음식업 등 주요 업종에서 낮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건축부문은 누적된 수주 감소로 인해 투자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선행지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 불황과 관련해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고용 여건도 건설업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조정되고 있다.
수출 부문도 하방 리스크가 우려된다. KDI는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간 높았던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제통상 환경 악화는 수출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달 수출은 전월(4.6%) 대비 낮은 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3.6%의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품목별로 보면 ICT 품목(25.8%)은 일평균 기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일반기계(-17.2%), 석유제품(-17.0%), 석유화학(-3.6%) 등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인해 감소세를 보였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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