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시스템, SiC 장비 시장 공략…“고부가 확대로 내년 1000억 달성”

AP시스템 화성 본사 전경. (사진=AP시스템)
AP시스템 화성 본사 전경. (사진=AP시스템)

AP시스템이 실리콘카바이드(SiC) 시장에 뛰어들었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 소재로 손꼽히는 SiC 공정 장비를 개발, 고부가가치 반도체 장비 포트폴리오를 대거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첨단 열처리(RTP) 및 패키징 장비에 더해 신성장 동력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 내년 반도체 사업 매출 1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수립했다.

AP시스템은 SiC 반도체 공정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유럽 SiC 전력 반도체 제조사와 공급 논의도 동시 진행 중이다. SiC 웨이퍼 가공을 위한 장비를 주력 추진할 계획이다. SiC는 실리콘(Si) 대신 탄화규소를 핵심 소재로 만든 반도체로, 고효율·고성능 전력 반도체에 주로 쓰인다.

김영주 AP시스템 대표(부회장)는 “회사가 강점을 가진 고속 RTP와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SiC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라며 “8인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iC 시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6인치 웨이퍼에서 8인치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급성장할 8인치 SiC 시장에 대비, 관련 기술력을 선제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1994년 설립된 AP시스템은 레이저 어닐링(ELA) 등 디스플레이용 공정 장비와 RTP 및 박막 증착(스퍼터) 등 반도체 장비가 주력이다. 회사는 올해 30주년을 맞아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대대적인 신성장 전략을 마련했다. 반도체 장비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하는 것이 골자로, 현재 500억원 수준의 반도체 사업을 대폭 키우려는 시도다.

김영주 AP시스템 대표(부회장)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급속열처리장비(RTP)를 살펴보고 있다.(사진=AP시스템 제공)
김영주 AP시스템 대표(부회장)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급속열처리장비(RTP)를 살펴보고 있다.(사진=AP시스템 제공)

우선 주력인 RTP는 내년 차세대 장비를 개발을 완료, D램 1c 제조 공정까지 가능한 첨단 장비를 확보할 방침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산에 따른 차세대 메모리 시장과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용 장비를 준비 중이다.

첨단 패키징 시장 공략도 개시했다. 레이저 디본딩·다이싱 장비가 대표적이다. 디본딩은 반도체 웨이퍼를 고정하는 글래스 소재 캐리어 웨이퍼를 탈착하는 장비로, 최근 첨단 반도체 웨이퍼 두께가 얇아지면서 중요성이 커졌다. 절단을 의미하는 다이싱은 이물 없이 매끈하게 웨이퍼를 자르는데 필수다.

김 대표는 “AP시스템은 우수한 레이저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라며 “이미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AP시스템은 기존 스퍼터(증착)도 성능을 고도화, 첨단 패키징인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징(FO-WLP) 시장을 노린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첨단 패키징 장비 시장은 내년 1분기 17억4000만달러를 기록, 4분기 대비 32.3% 급성장세가 예상된다.

장비 성능을 극대화하고 적시 공급을 위한 '부품 국산화' 전략도 강화하기로 했다. 공급망 위기에 따른 부품 수급 문제를 해소하고 장비 제조 기간(리드 타임) 축소,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국내 전문 부품사와 협력해 매스플로우컨트롤러(MFC)·반도체이송모듈(EFEM)·게이트밸브 등 13종 이상 핵심 부품을 이미 국산화했고, 앞으로 그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사업 비중을 확대해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 2030년에는 5000억원 규모로 키워 나갈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반도체 장비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