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나보다 못살았던 대한민국은 어느덧 전세계 200여 국가 중 경제 10위권의 위상을 지니게 됐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한강의 기적' 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여성 최초 수상자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서울의 '한강'과 작가 '한강'의 중의적 의미를 담은 '한강의 기적' 이라는 문구가 언론을 대거 장식했다.
여기서 짚어야할 점이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 '한강'의 한자를 아는가. 바로 '한나라 한' 자를 사용한 '漢江'이다. 운전을 하다가 보면 교통표지판의 '한강대교' 한자 역시 한강대교(漢江大橋)로 표시돼 있다.
우리나라 명칭은 '대한민국(大韓民國)', 줄여서 '한국(韓國)' 이라고 표기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통의복을 한복(韓服)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우리 고유음식은 한식(韓食)으로 표기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맥락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한강의 한자표기는 상식적으로 '韓江' 이 돼야 하지 않는가. 더군다나 한강이라는 명칭의 유래를 살펴보면 '큰 물줄기'를 의미하는 '한가람'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한' 이란 크다, 넓다, 길다, 가득하다 의미며 가람은 강의 옛말이다. 즉 한강은 '크고 넓으며 가득한 물이 흘러내리는 강'이라는 뜻이다.
거슬러 올라가 삼국시대, 고려 때는 한강이 어떻게 불렸을까. 고구려때는 '아리수', 백제때는 '욱리하' 라고 불렸는데 공히 으리으리하다, 크다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고려때는 '열수'라 불려졌는데 '큰 물줄기가 맑고 밝게 뻗어내리는 긴 강'의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한자 '韓'은 뜻풀이 측면에서 종교적 의미와 정치적 의미를 복합적으로 이룬 고대부터 내려온 낱말로 '하나' '하늘' '크다'의 뜻을 지니고 있기에 한자 의미와 해석 측면에서도 그리고 역사적 흐름속에서도 한강은 '韓江' 으로 표기돼야 마땅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한(漢)나라를 연상시키는 한자를 굳이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이제 지체하지 말고 한강의 한자표기를 바꾸자. 그리고 앞으로 영국의 템즈강, 프랑스의 센강 처럼 우리의 자랑스런 대한민국 한강(Han River)도 외국인들에게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도록 담대한 '한강전략(Han River Strategy)'을 수립하자.
아울러 한강을 방문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한강의 맑고 밝은 에너지를 받으며 인생의 크고 작은 기적들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한강은 그런 곳이어야 한다. 한강은 '기적의 아이콘'이다.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hong.daesoon@kw.ac.kr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hong.daesoon@kw.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