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정부대변인 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호소문을 발표하며 야당에 “지혜와 자제를 보여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로 이동한 유 장관은 호소문 발표에 앞서 깊숙히 고개를 숙인 후 “지금 대한민국은 과거에 없던 중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 여러분이 겪고 계신 고통과 혼란에 대해 말할 수 없이 괴롭고,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우리가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언제 어떤 순간에도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국회는 오늘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사임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포함해 대한민국 치안과 법무 행정을 책임지는 장관들이 모두 공석이 되게 하는 조치로 봤다.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최재해 감사원장을 포함해 스무 명 가까운 고위 공직자가 연속적으로 탄핵 소추되면서 정부가 정상적 국정 운영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유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치안을 책임지는 장관들이 모두 공석이 되면 국민들의 일상에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미, 한·미·일 그리고 많은 우방국들과 신뢰를 유지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우리 경제와 민생이 위기를 견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에도 간곡한 호소를 전했다. 유 장관은 “위기의 시대, 국민을 구하는 것은 차분한 법치”라며 “정부가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수 의석을 보유한 정당의 지혜와 자제를 보여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