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최근 진행한 희망퇴직 절차를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모두 마무리했다. 상반기 권고사직부터 하반기 희망퇴직까지 올 한해 엔씨소프트 품을 벗어난 인력은 총 800여명에 이른다. 사업부 분사를 통해 새로운 둥지를 트는 1200명까지 합산하면 엔씨소프트 본사 전체 인력은 3000명대 초중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희망퇴직 신청자의 퇴사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고강도 경영쇄신 작업 일환으로 진행된 조직 재정비 작업을 일단락했다. 세부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희망퇴직을 신청한 500여명 대부분 절차에 따라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으로 12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 대한 여론 악화와 확률형 아이템 규제 영향으로 주력 지식재산(IP)인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선보인 '쓰론앤리버티(TL)' 국내 서비스와 '배틀크러시', '호연' 등 신작 등도 부진한 성과를 거두며 극심한 경영난을 겪게 됐다.
위기 극복을 위해 박병무 공동대표를 영입한 엔씨소프트는 성과 부진 프로젝트에 대한 과감한 정리와 구조조정, 사업부 분사를 추진했다. 상·하반기에 걸친 권고사직과 희망퇴직, 유망 신작 프로젝트 담당 사업부의 독립 스튜디오화로 본사 조직을 슬림화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고 창의성이 보장받는 개발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중단했던 신규 채용도 재개했다. 기대 신작으로 손꼽히는 '아이온2'를 비롯해 새해 2월 정식 출범하는 퍼스트 스파크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등 자회사 인력 충원을 진행 중이다.
해외 개발사와 외부 게임사에 대한 투자 및 퍼블리싱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국내 게임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와 스웨덴 문로버 게임즈, 폴란드 버추얼 알케미 등이 개발 중인 신작 판권을 확보하고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펄어비스 출신 서용수·조용민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설립된 국내 개발사 미스틸게임즈가 내년 선보이는 신작도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 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업계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게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장르의 전문성이 높은 외부 스튜디오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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