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尹 탄핵 심판 시작.. 주심은 정형식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6일 재판관 전체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한다.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6일 재판관 전체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한다.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헌법재판소가 16일 첫 회의를 갖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에게 답변서 제출도 요구했다. 1차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27일이다.

헌재는 주심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법조계에 따르면 주심은 정형식 헌법재판관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헌재는 16일 오전 10시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했다. 6명의 재판관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탄핵 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형두 재판관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하겠다. 이달 안에 '9인 체제'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현재 6인 체제로 윤 대통령을 포함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등 8건의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6인 체제에선 탄핵 심판을 진행할 수 없다. 헌재법 23조 1항은 사건을 심리하려면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헌재는 국회에 지속적으로 공석인 3명의 헌법재판관을 추천해달라고 요구했었다.

국회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는 24일까지 공석인 헌법재판관 후보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갖고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에게 임명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여당 몫 후보는 조한창 변호사, 야당 몫 후보는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다.

비공개로 이뤄진 회의에선 심판준비기일과 증거조사 절차 등이 결정됐다. 변론준비 절차를 담당한 2명의 수명재판관도 문 소장 권한대행에 의해 지명됐다. 주심 재판관은 전자배당으로 정해졌다. 사건을 검토할 재판연구관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됐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브리핑을 갖고 “변론준비절차를 회부하고 수명 재판관에 이미선·정영식 재판관을 지정했다. 선임 헌법 연구관을 팀장으로 한 헌법 연구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1차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27일 오후 2시로 지정했고 변론준비기일에서 검찰, 경찰 등의 수사 기록을 조기에 확보하기로 했다. 이 사건을 탄핵 심판 사건 중 최우선으로 심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론준비기일은 향후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미리 대리인들이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필요한 증거와 증인 신문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다.

헌재는 변론준비절차를 모두 마치면 변론기일을 열고 사건을 집중 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당시 헌재는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변론기일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탄핵 심판을 심리할 주심은 비공개로 유지한다고 했다. 이 공보관은 “회의에서 비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컴퓨터에 의한 무작위 추첨으로 정 재판관에게 주심을 배당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탄핵심판청구서를 송달하고 답변서 제출도 요청했다. 헌재는 심판준비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공개변론을 갖는다. 헌법재판소법 제49조에 따르면 소추위원이 피청구인을 신문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다면, 소추위원인 국회의원들과 직접 공방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탄핵 심판은 사건 접수일부터 180일 이내, 내년 6월 11일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 늦어도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내년 4월 18일 전에는 결정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도 변호인단을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변호는 윤 대통령의 특수통 검사 선배인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최측근인 석동현 변호사(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는 당분간 밖에서 변호인단을 돕는다. 언론공보를 비롯해 수사와 재판, 탄핵 심판 분야별 담당 등은 금명간 결정하고 본격적인 심판에 대비한다. 석 변호사는 “검찰 소환 요구 등 일부 상황에는 이미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