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등장하자 땅에 납작”… 中 기업문화 논란

중국에서 논란이 된 기업문화 영상. 사진=엑스 캡처
중국에서 논란이 된 기업문화 영상. 사진=엑스 캡처

최근 중국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회사 사장을 맞이하기 위해 직원들이 모두 사무실 바닥에 엎드려 환영인사를 하는 영상이 확산돼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광저우에 있는 한 교육업체 직원 20여 명이 바닥에 엎드리고 있는 영상이 퍼졌다.

영상을 보면 회사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바닥에 엎드리고 있던 이들은 “황 대표님 환영합니다”, “사명을 반드시 이행하겠습니다” 등을 외치며 큰 소리로 인사했다. 바닥에 닿기 싫어 허리를 들고 버티는 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해당 영상은 중국 SNS 웨이보에서만 8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같은 회사 정책은 직원의 존엄성을 짓밟는다”, “기괴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영상이 확산되자 대표로 지목된 A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 영상은 회사에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내용이 편집되거나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A씨는 환영식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당국은 영상 내 언급된 회사 정책을 확인하고 영상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해당 영상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영상으로 과거 중국에서 논란이 됐던 기업 문화들이 재조명됐다.

지난해 10월 광저우에서는 한 회사의 건강관리정책이 문제가 됐다. 해당 회사에 근무한다고 밝힌 직원 B씨는 “직원들에게 매달 18만보를 걷게 하고, 채우지 못하면 걸음당 약 1위안 미만의 벌금을 부과한다”며 “출퇴근시 지하철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 달 급여에서 100위안이 넘게 차감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허난성에 있는 한 부동산관리회사는 직원들에게 키에서 105를 뺀 몸무게를 유지할 것을 강요해 논란이 됐다. 이 회사는 키에서 105를 뺀 숫자를 '표준 체중'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2020년에는 청두의 한 금융회사 직원 7명이 실적 부진에 대한 처벌로 매운맛 과자인 '죽음의 고추 과자'를 억지로 먹어 복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직원들 중 두 명은 이 과자를 먹고 실신해 병원에 입원했다.

중국에서 직원의 사생활에 규칙을 적용하는 행위는 노동권 침해로 규정된다. 위반 시 당국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고 직원들에게 재정적 손실을 보상해야 하지만 인권을 무시한 기이한 정책이 종종 보고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