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Arm이 법정에서 맞붙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서 퀄컴과 Arm 첫 재판이 이뤄졌다.
재판은 Arm이 퀄컴·누비아를 상대로 라이선스 계약 위반과 상표권 침해 소송으로 제기하면서 열렸다. 누비아는 퀄컴이 2021년 14억 달러에 인수한 회사로, 퀄컴은 누비아 반도체 설계를 기반으로 '오라이온'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해 모바일, 개인용 컴퓨터(PC) 시스템온칩(SoC) 등에 적용했다.
Arm은 퀄컴이 누비아를 인수함에 따라 자사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쓰기 위한 계약을 다시 맺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누비아 칩 설계에 대해서는 누비아가 체결한 로열티 계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퀄컴은 자사가 맺은 로열티율을 적용하고 있다.
Arm 측은 이날 배심원들에게 누비아가 퀄컴보다 수배가 높은 로열티 지불 계약을 맺었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Arm 연간 매출이 약 5000만 달러 감소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제출했다. Arm은 퀄컴이 누비아 계약에 따라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관련 설계를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퀄컴 측은 이번 소송이 향후 경쟁자로 간주되는 고객인 퀄컴에 맞서기 위한 Arm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를 위해 작성한 문서를 기반으로 직접 칩을 설계하려한다고 주장했다. Arm은 미래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번 소송이 과거 2년간 이어진 퀄컴-애플 간 소송처럼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두 회사가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리기 전에 사건을 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퀄컴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Arm 기술 접근이 필요하기에 합의를 볼 것이라는 해석이다.
재판부는 이르면 19일부터 배심원들이 피고인의 유무죄를 논의하는 평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후 배심원들의 평결을 기반으로 선고하게 된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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