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새해 수출 '보릿고개'… 내실 다지기 주력

'퍼스트 버서커: 카잔' 시연이 진행된 지스타 2024 넥슨관
'퍼스트 버서커: 카잔' 시연이 진행된 지스타 2024 넥슨관

새해 K게임 수출이 보릿고개에 접어들 전망이다. 게임사들은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해 모바일 게임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의존도를 줄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콘솔·패키지 게임 진출을 본격화화면서 질적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원화를 추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8일 콘텐츠산업 현장 전문가와 콘진원 해외비즈니스센터장 등 총 16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심층인터뷰를 바탕으로 '2025년 대한민국 콘텐츠 수출 전망'을 발표했다.

게임은 주요 콘텐츠 산업을 7점 척도로 설문한 조사에서 4.7점을 기록했다.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게임사 글로벌 신작 출시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중국 게임의 성장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는 새해 차기작 라인업으로 싱글 플레이 콘텐츠가 중심이 되고 PC·콘솔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트리플A급 게임을 내세웠다. 넥슨이 새해 출시 예정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비롯해 펄어비스 '붉은사막', 크래프톤 '인조이' 등이 대표적이다. 장르 특성상 추가적 과금을 유도하는 수익모델(BM)을 적용하기 어려워 매출 확대가 제한적인 타이틀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MMORPG와 확률형 아이템이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콘텐츠 수출 비중을 높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온 공신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며 “플랫폼과 장르 다변화로 질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는 만큼 예전같은 큰 수출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기적 고비를 넘기 위해 넥슨과 크래프톤, 넷마블, 펄어비스, 네오위즈 등 주요 게임사는 다양한 신작 출시와 해외 투자·판권 확보를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게임 행사로 부상한 독일 게임스컴에도 대거 출전해 세계 무대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올해 적자전환 이후 고강도 쇄신 작업을 진행 중인 엔씨소프트도 '리니지' 지식재산(IP)과 MMORPG를 벗어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과 함께 외부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사업과 스웨덴·폴란드 등 해외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진행했다.

한편 2025년 대한민국 콘텐츠 수출 전망에서는 K팝으로 대표되는 음악과 신기술융합 콘텐츠가 각각 5.5점으로 가장 유망한 산업군으로 손꼽혔다. 이어 패션(5.2점), 스토리(4.9점), 게임(4.7점), 만화·웹툰(4.7점), 캐릭터(4.6점), 애니메이션(3.4점), 방송(2.9점) 순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