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세계1위 안주하다가 순식간에 물거품

analogue film camera
analogue film camera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성장 가도를 달리더라도 시장 확장이 한계에 직면하면 기업의 지위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고객의 가치에 부응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초격차 기술의 중요성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초격차 기술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 요구에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닥은 1980~1990년대 필름 시장에서 1등 기업이었다. 하지만, 전통적 필름 시장에만 집중해 새로운 디지털카메라 새로운 수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앞서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다. 기존 필름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하지 않았다.

코닥은 2012년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디지털카메라 등장과 휴대폰 카메라 확산으로 카메라 시장이 완전하게 바뀐 결과다.

portable music cassette audio 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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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으로 명성을 떨쳤던 소니도 MP3 플레이어와 애플의 '아이팟' 등장에도 기존 사업을 유지했다. 워크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Feature Phone
Feature Phone

노키아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노키아는 휴대폰 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노키아는 피처폰이라는 현실에 안주, 스마트폰으로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데 실패했다. 노키아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개발했지만, 출시하지 않았다.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었다. 노키아는 휴대폰 사업부를 MS에 매각했다.

앞서 모토로라는 휴대폰 'RAZR V3' 성공에 도취해 후속 연구개발(R&D)을 등한시하고 신제품 출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노키아에 추월당했다.

1등 기업에 오르는 것 못지 않게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애플보다 스마트폰 개발이 앞섰던 노키아, 캐논보다 디지털카메라를 앞서 개발한 코닥은 1위에 안주하다가 새로운 시장에서 과거의 명성을 잇지 못했다.

이들 사례는 아무리 1등 기업이라도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하면 어떤 위기에 처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혁신과 도전보다 현실 안주,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판단 착오 등이 공통점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성공한 전략이 내일도 꼭 통하라는 법은 없다”며 우리나라의 기업도 현재의 성공에 안주해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