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보고서도 “中 우한 실험실서 유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한 연방수사국(FBI)은 3년 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당시 FBI 조사를 맡았던 제이슨 배넌 박사의 말을 인용해, FBI가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에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으며, 이후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정보기관은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자연발생설을 지지했으나, FBI는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배넌 박사는 FBI의 결론이 중간 정도의 신뢰성을 가진 유일한 입장이었다고 전하며, 이 결과가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외된 이유는 과학계의 당시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FBI 외에도 미국의 다른 정보기관 소속 과학자들이 실험실 유출설을 지지했다. 국방정보국(DIA) 산하 국가의학정보센터(NCMI) 소속의 3명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생성되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들의 결론 역시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외됐다.
당시 백악관 보고서를 작성한 국무부의 에이드리앤 킨은 자연발생설을 강력히 지지하며,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 그리고 인간으로 전염되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미국 하원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특별 소위원회'는 지난 12월 2일(현지시간) 520쪽 분량의 최종보고서를 공개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 연구자들이 2019년 가을에 코로나와 유사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점을 근거로 실험실 유출설을 지지했다.
또 코로나19가 우한의 수산 시장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 일부 연구는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개입으로 발표되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결론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팬데믹 초기에 중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중국 공산당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은폐하지 않았다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