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2024년 교육 분야 결산, AI 디지털교과서·의대증원 논란…동덕여대 사태 현재진행형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4년 교육 분야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대전환 등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롭게 구상한 AI 디지털교과서, 의대증원 등 정부 정책들이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빠른 속도가 확산하며 사회적인 우려를 샀다. 연세대 수시 자연계 논술 시험에서 문제가 유출돼 재시험을 치르는 일도 있었다.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촉발된 동덕여대 사태는 현재진행중이다. 에듀플러스는 2024년 교육 분야 이슈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앞두고 교육자료로 강등… 내년 전면 도입 차질 불가피

올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는 'AI 디지털교과서'였다. 정부는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교육격차 해소, 맞춤형 교육 등 수업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AI 디지털교과서는 개발 과정, 검정 심사, 교사 연수, 학부모 반대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11월 29일 AI 디지털교과서 최종 검정 심사 결과 발표 이후 실물이 공개됐지만, 내년 전면 도입은 불투명한 상태다.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AI 디지털교과서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개정안 의결 이후 입장문을 통해 “학교 현장과 사회적 혼란이 우려돼 교육부 장관으로서 재의요구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딥페이크' 성범죄 OUT 대학생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교육부의 대학 내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과 대응 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딥페이크' 성범죄 OUT 대학생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교육부의 대학 내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과 대응 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교육 현장에 직격탄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가 교육계를 덮쳤다. 지난 8월, '대학가 딥페이크', '중고생 딥페이크 집단 유포' 등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생성·유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이 발견됐다. 피해자는 대학생, 교사, 여군 등 다양했고, 초·중·고교생 등 미성년자도 있었다. SNS에서는 '피해 학교 명단'이 공유되면서 학교 내 불안감이 커졌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학교 현장 공동으로 특별교육주간을 운영하는 등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과 인식 개선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초·중등 교수·학습자료, 교육용 영상콘텐츠, 카드뉴스 등을 제작·배포한다. 학생·교사·학부모 대상 맞춤형 교육자료 및 대응 지침서를 제작해 초동대응, 피해자 보호·지원, 강화된 처벌 내용을 안내하고, 대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의대 1500명 증원 현실화…탄핵정국 2026학년도 의대 입시 안갯속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이 현실화했다. 기존 2000명 증원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약 1500명 늘었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서 의사단체 및 전공의 등 의대생은 무기한 휴학계를 내고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면서 1년 가까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부 의사단체가 참여한 의정 협의체가 꾸려지는 듯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사태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문제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다. 2026학년도는 원래 목표했던 2000명을 증원한 대학입학 전형시행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사실상 국정 마비 상태에서 윤 정부가 진행해 온 정책이 하나, 둘씩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2026학년도 정원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한다. 이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수험생들은 똑같은 혼란을 반복하게 된다. 한 입시관계자는 “지금 어떤 입시학원에서도 내년에 의대 2000명을 더 뽑는다고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만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래커칠이 돼있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래커칠이 돼있다.
여대 경쟁력 높여야 VS 정체성 중요해

올해 대학을 강타한 이슈 중 하나는 여대의 공학 전환 논의다. 11월 동덕여대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은 '남녀공학 전환'을 포함한 대학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공학 전환은 '대학의 경쟁력 강화'가 목표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여대의 정체성을 지키겠다”며 입장문을 발표하고 학생 총궐기에 나섰다. 여기에는 학교 측의 밀실 논의, 비민주적 논의 등 절차도 문제 삼았다. 학생들은 본관과 대학 건물을 점거하고, 학과 점퍼를 깔아두는 '과잠 시위'를 벌였다.

동덕여대에서 촉발된 이 사태는 향후 타 대학으로도 번졌다. 덕성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등 다른 여대에서도 연대와 지지 의사를 보였다. 성신여대는 '외국인 남학생 입학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 협의 끝에 동덕여대 학생회의 본관 점거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학교 측이 제기한 배상 문제, 공학전환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이다.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사안에 관해 학생 참여가 가능한 '공학전환공론회'를 내년부터 운영한다.

연세대 '논술문제 유출' 논란 관련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연세대 '논술문제 유출' 논란 관련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연세대 수시 자연계열 논술 문제 유출 논란

초유의 수시 재시험 사태가 벌어졌다. 연세대가 10월 치른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고사에서 문제 유출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한 시험장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가 1시간 일찍 배부됐고, 해당 시험지로 보이는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연세대는 “시험의 공정성에는 영향이 없으며, 해당 게시물을 올린 사람을 색출 중”이라고 대응하면서 수험생의 분노를 키웠다. 비슷한 시기 단국대, 한성대에서도 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졌다.

수험생과 학부모가 연세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벌인 끝에 연세대는 재시험(2차 시험)을 결정했다. 다만 2차 시험 합격자는 “1차 시험의 합격자와 중복될 수 있으며, 추가 합격은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가 재시험을 결정하면서 효력 정지됐던 합격자 발표도 일정대로 이뤄졌다. 26일 2차 합격자도 발표했다.연세대 문제 유출 논란은 대학의 부실한 시험 관리감독 시스템이 원인으로 꼽힌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