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연체율↑··· 커진 뇌관 안고 새해로 간다

원/달러 환율 7.5원 오른 1,475.0원에 개장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7.5원 오른 1,475.0원으로 개장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2.30
 mon@yna.co.kr
 (끝)
원/달러 환율 7.5원 오른 1,475.0원에 개장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7.5원 오른 1,475.0원으로 개장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2.30 mon@yna.co.kr (끝)

연말 환율·금리·연체율이 모두 상승세다. 새해 초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긴장감이 흐른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30일 '2025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중 달러화는 트럼프 정부 정책 시행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정체 우려와 연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내 정치 불확실성이 환율 단기 변동성을 높이는 상황”이라면서 “추가 탄핵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뤄질 경우 1500원을 넘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자운용원은 새해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하가 1~2회에 그쳐 연말 기준금리 상단이 연 4.00~4.2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외자운용원은 “향후 관세정책 등이 구체화 돼 추가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금리인하 폭이 이보다 줄거나 동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 연준 기준금리 인하 축소 전망에도, 한은은 경기 침체를 고려해 새해 초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둔 상태다. 다만 실제 시장이 체감하는 금리인하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25일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 안정세를 이어가고 성장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기조에도 예대금리차는 4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달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00∼1.27%p였다.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가 모두 1%p를 넘어선 것은 2023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한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정부가 가계대출을 정책적으로 억제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수신금리는 내렸지만, 가산금리를 활용해 대출 금리를 유지했다.

금리 인하 효과가 억제된 가운데 연체율 등은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은이 29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전체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1064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3·4분기 기준 자영업자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70%로 전분기(1.50%)보다 0.20%p 높아졌다. 2015년 1·4분기(2.05%)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특히 부동산과 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실이 빠르게 번지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금융권(은행+비은행) 전체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512조3000억원(은행 325조2000억원, 비은행187조1000억원)이다. 부동산 업종 금융권 전체 잔액과 은행권 잔액 모두 한은이 해당 업종 대출 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분리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비은행권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역시 3분기 기준 각 8.94%, 6.85%로 2015년 1분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0일 “환율 등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여전해 비상체계를 유지하면서 연말연초 금융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에 신속 대응하고 필요시 추가대책을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