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 역대 최대 6838억달러...올해 트럼프 리스크 극복 숙제

지난해 수출 역대 최대 6838억달러...올해 트럼프 리스크 극복 숙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최대인 6838억달러를 기록했다. 1419억달러로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반도체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수출도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과제로 지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수출 역대 최대 6838억달러...올해 트럼프 리스크 극복 숙제

2024년 수출액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6838억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 규모이던 2022년 기록(6836억달러)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해 7000억달러라는 공격적 수출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는 환경 속에서 근접한 성과를 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은 43.9% 증가한 1419억달러로 기존 최대 기록이던 2022년의 1292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는 단일 품목으로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의 약 20%를 책임졌다.

반도체 수출은 1분기 103억달러, 2분기 116억달러, 3분기 122억달러, 4분기 132억달러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작년 4분기 들어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우상향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708억달러를 기록했다. 2년 연속으로 700억달러 고지를 밟으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선박 수출은 2021년 높은 가격에 수주한 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이 본격적으로 수출되면서 18% 증가한 25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석유화학(5.0%), 디스플레이(0.9%), 무선통신기기(11.2%), 바이오헬스(13.1%), 컴퓨터(76.7%) 등의 수출도 증가했다.

반면 이차전지(-16.5%), 철강(-5.4%), 일반기계(-4.1%), 섬유(-4.0%), 석유제품(-3.3%) 등 품목 수출은 하락했다.

15대 주력 품목 외 농수산식품(7.6%, 117억달러), 화장품(20.6%, 102억달러)은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억달러씩을 돌파해 역대 최대 기록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6.6% 증가한 1330억달러를 기록했다. 3대 수출품인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전년보다 10.5% 증가한 1278억달러로 7년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2024년 한국의 수입액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6320억달러로 무역수지는 51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 역대 최대 6838억달러...올해 트럼프 리스크 극복 숙제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상계엄, 경기침체 등 악조건 속에서도 12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61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월간 수출은 2023년 10월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15개월째 전년 같은 달보다 증가했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 대비 증가하지만 증가율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4년 수출입 평가 및 2025년 전망'에서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을 1.8%로 예측했다.

지난해 40% 이상 급등한 반도체 수출이 올해는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역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보편관세 등으로 인한 충격이 본격화하면 예상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적 관세(10∼20%)를 실제로 부과되는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8.4∼14.0%(약 55억∼9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여파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도 약 0.1∼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있지만 민관 원팀으로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고, 새 기회 요인은 최대한 활용해 우리 경제와 기업을 전방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