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첨단산업 투자가 미래 대비 1순위

[사설]첨단산업 투자가 미래 대비 1순위

새해 세계 주요국가의 미래 첨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 전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글로벌 정부·민간 분야 AI 투자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미국 정부와 민간의 AI 투자액은 874억 1000만달러로 약 129조원에 이른다. 세계 정부·민간 AI 투자액이 1419억(약 196조원) 규모임을 고려하면 세계 AI 투자의 62%를 미국이 책임진 셈이다. 지난해에도 미국은 이같은 투자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오픈AI가 생성형 AI '챗GPT'의 지속적인 개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추론형 AI 모델 'o3' 출시로 이어졌다. AI가 일상의 궁금증 해소는 물론 수학·과학 난제까지 해결하는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정부 주도로 여러 핵심 기술 확보에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제조 △정보통신 △에너지 △소재 등 6개 분야 기술기업 집중 육성 계획을 밝힌바 았다. 여기에는 양자컴퓨팅·반도체·초전도 신소재·항공우주 산업 등 우리와 경쟁하는 첨단 분야 기술 개발이 대거 포함됐다. 이런 계획을 발판으로 중국은 이차전지 분야를 앞선 데 이어 D램 등 반도체 분야에서도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위협적인 소식마저 들린다.

노무라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CXMT의 웨이퍼 생산 능력은 월 16만장으로 마이크론에 이은 4위 수준이다. CXMT는 최근 고사양 D램에 속하는 DDR5까지 출시했다. 수출 통제 등 미국의 중국 견제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기술격차를 좁혀 왔음을 의미한다. 세계 각국이 이처럼 반도체와 AI·양자역학 등 미래 첨단기술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정부가 적극적이기 어려운 상황 속에 우리 기업은 '각자도생'의 길에 놓였다.

내년 경제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이란 불확실한 전망 속에서 그나마 주요 기금 사업 85조원 가운데 70%를 상반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을사년 한해는 국내 정치의 불안에 미국 트럼프 2기 출범까지 기업과 우리 경제에 가로 놓인 장벽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때일수록 국회와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촘촘하게 지원책을 짜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 첫 시발점은 국회가 반도체 산업 특별법, 국가 기관 전력망 확충법 등 기업과 첨단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법안을 1월 중 통과시키는 지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