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음성기록 추출… 비행기록 美 이송계획 아직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29일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29일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녹취록을 작성 중이다.

항공 안전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2일 이 같이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음성파일 전환을 시작한 것이 어제였고 당초 내일(3일) 완료를 예상했는데 빠르게 진행했고 오늘 아침 마무리됐다고 들었다”면서 “당초보다 전환 작업이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사조위는 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이날부터 조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이송 일정이 협의되는 즉시 사조위측 조사관을 파견해 자료 분석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수거된 음성기록장치(CVR). (자료=국토교통부)
수거된 음성기록장치(CVR). (자료=국토교통부)

현재 사조위 조사관 12명과 미국 합동조사팀 10명이 무안공항에서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국토부는 기체 제조국인 미국에서 블랙박스를 분석하는데 대한 공정성 우려에 대해 주 실장은 “사조위 조사관이 함께 조사를 하기 때문에 편향된 결과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했다. 또 미국에 분석을 의뢰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과거 여러차례 협력한 사례가 있고 현재 분석기술이 가장 우수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대해선 관련 규정에 적합하게 설치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 실장은 종단구역 내 장애물이 아니라고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기존과 같은 입장”이라며 “일단 법규정은 그렇게 되어 있고 이 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나 다른 규정에 대해선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했다.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작년에 개량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최초 설계시에도 콘크리트 재질을 사용했고 둔덕에 시멘트 지지대가 들어있는 형태였다는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로컬라이저를 지탱하는 콘크리트 지지대 기둥은 10여개 정도로 알려진다.

또 해당 시공 발주처인 한국공항공사가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개량을 권고한 데 대해선 “둔덕 위 레일, 기초대를 개량 설계하면서 재질을 고려하라는 취지에서 의견을 제시했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사고기와 동일기종(B737-800)을 운영중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이스타, 대한항공, 에어인천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3일까지 실시한다. 또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활주로 주변 항행안전시설의 설치 위치, 높이, 재질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시행한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