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새해 첫날 미국을 깜짝 놀라게 만든 두 건의 사건사고가 서로 연관된 '연쇄 테러' 가능성이 대두됐다.
2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은 법 집행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오전 8시 40분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출입구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운전자가 현역 미 육군 특전부대 소속의 매튜 리벨스버거라고 전했다.
미 육군 특전부대, 이른바 '그린 베레'(Green Beret) 제10 특수부대 소속으로 알려진 리벨스버거는 육군 특수전 부대 사령부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기지(옛명칭 포트브래그)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미 육군은 그가 2006년부터 복무해 오랜 해외 파병 경력을 쌓았고 아프가니스탄에 두 차례 파병된 바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타지키스탄, 조지아, 콩고 등에서 복무한 이력을 확인했다. 그의 상사는 그가 처음에는 통신 전문가로, 이후에는 정보 전문가로 보직을 옮겼으며 최근에는 A 분견대에서 수석 사병 지휘관으로 근무했다고 전했다.
사고는 지난 1일 발생했다. 트럼프 호텔 앞에 정차한 사이버트럭이 갑자기 폭발해 운전자(리벨스버거)가 사망하고 인근에 있던 7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다. 차량안에서 폭죽, 프로판 가스통, 사격에 사용되는 폭발성 기성품, 돌격 소총, .50구경 데저트 이글(권총) 등이 발견돼 자살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건을 담당한 라스베이거스 케빈 맥마힐 보안관은 “시신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기 때문에 DNA 검사를 해야 하지만 배와 팔에 있는 문신으로 리벨스버거의 아내가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그가 폭발 사고 직전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리벨스버거를 테러 용의자라고 정확하게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요주의 인물'(person of interest), '대상'(subject) 등으로 부르며 테러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맥마힐 보안관은 운전자가 주변에 더 큰 피해를 줄 계획이었으나, 폭발물이 초보적인 수준이었고 사이버트럭의 구조가 피해를 줄였다고 부연했다. 강철로 이뤄진 차체가 옆으로 폭발하는 것을 막으면서 폭발의 충격이 대부분 위쪽으로 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트럼프 호텔의 앞 유리문이 바로 앞 주차해둔 차량 폭발에도 깨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폭발이 트럭을 통해 위로 분출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연쇄 테러' 가능성이다. 당일 새벽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진 픽업트럭 돌진 사고와 여러 유사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15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뉴올리언스 사건의 범인은 텍사스 출신 퇴역 미군인 샴수드 딘 자바르로, 도주 중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현장에서 사살됐다.
두 사건 모두 새해 첫날 상징적인 표적을 노렸다는 점과 렌터카 업체 TURO를 통해 트럭을 빌린 점, 군 경력이 있다는 점 등이 유사점으로 지적됐다.
다만 미연방수사국(FBI)은 “뉴올리언스와 라스베이거스 사건 사이에 확실한 연관성은 아직 없다”며 뉴올리언스 사건은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라스베이거스 폭발 사건 운전자의 주변인들은 사건 소식에 의아함을 드러냈다.
FBI는 트럼프 호텔 앞에서 테슬라 차량을 폭발시킨 것이 정치적 이념과 관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그거 살아 생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한 평소 특정 정당에 소속돼 있지도 않았다.
폭발물 관리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그린 베레 군인들은 폭발물 관리 교육을 받는다. 폭발물 관리국 특수요원은 이번 사건에 동원된 폭발물이 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설치했다기에는 지나치게 어설프다고 봤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