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트럭 폭발' 사건 정보 제공한 머스크… “그거까지 수집해?”

자동차 SW 수집 범위에 갑론을박… “양날의 검”

1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후 불이 꺼진 사이버트럭. 사진=엑스 캡처
1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후 불이 꺼진 사이버트럭. 사진=엑스 캡처

새해 첫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사이버트럭 폭발사건'과 관련해 제조사 테슬라가 경찰 측에 상당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감사를 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자동차 업체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5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8시 40분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출입구 앞에 멈춰 선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갑자기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사이버트럭 제조사인 테슬라는 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몇 시간만에 상당한 정보를 수집해 경찰 측에 제공하며 수사에 협조했다. 해당 차량이 어디서 대여됐는지, 어느 지역을 거쳐 어디로 이동했는지 뿐만 아니라 테슬라 충전소 폐쇄회로(CC)TV 영상, 온보드 소프트웨어(SW)로 수집한 정보들이 포함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사건과 연관된 기사를 엑스(X · 옛 트위터)로 공유하며 피해를 줄인 사이버트럭의 안전성과 테슬라의 협조 사항을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테슬라가 상당한 도움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우려를 표시했다.

매사추세츠에 있는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사이버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연구소 소속 데이비드 초프네스 이사는 “이번 사건은 어떤 종류의 광범위한 감시가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며 “안 좋은 사건이 발생하면 도움이 되지만 '양날의 검'이다. 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는 이것을 남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 8월 제너럴모터스(GM)은 180만 명의 운전자 데이터를 동의 없이 보험 회사에 판매했다는 혐의로 미국 텍사스주 검찰에게 소송을 당했다.

테슬라 역시도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19~2022년 테슬라 직원들은 사용자의 나체 영상 등 사생활이 담긴 차량 녹화 영상과 음성을 서로 공유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해 비난을 받았다.

테슬라는 이와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회사 웹사이트에는 “당신 외에는 아무도 당신의 활동, 위치 또는 당신이 있었던 곳에 대한 기록을 알 수 없다. 당신의 정보는 비공개로 안전하게 보관된다”고 성명을 게재했다.

에너지 장비 업체 텔레멘트리 인사이트의 자동차 분석가 샘 아부엘사미드는 “테슬라가 다른 자동차회사들보다 '특별히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려되는 사항이다. 현재 자동차들과 관련해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윤리적 문제 중 하나다. 그들은 연결돼 있다”며 “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자동차 개인정보 수집 범위와 활용에 대한 연방법의 부재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보호 컨설팅 회사 레드 클로버 어드바이저리의 조디 대니얼스 CEO는 규칙이 기술 발전에 맞춰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 집행 기관이 사건을 빠르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 폭발 사건에 대해 경찰은 운전자가 군인이었다는 점을 짚으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인해 이번 사건을 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같은 날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