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처절한 전투 끝에 숨을 거두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됐다.
4일(현지 시각) RT TV · 야쿠티아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한 마을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백병전(도검 등으로 벌이는 근접전)을 벌이는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군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은 건물을 사이에 두고 두 군인이 총격을 주고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거리가 가까워지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자동소총 총구를 잡았고, 러시아군은 단검을 꺼내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했다.
두 사람은 한참을 백병전을 벌였고, 크게 다친 우크라이나군은 “당신은 세계 최고의 전사다. 조용히 떠나게 해달라”며 싸움을 멈출 것을 요청했다.
이윽고 이 장병이 “엄마, 안녕”이라고 작별 인사를 하고는 수류탄을 꺼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영상이 끊긴다. 사망한 우크라이나군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와 싸운 러시아군은 콜사인 '투타'로 불린 시베리아 야쿠티야 출신 자원병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다. 러시아군 제39여단에서 복무하고 있다.
그리고리예프는 백병전을 벌이기 전, 자신의 친구 두 명을 해당 우크라이나군에게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도 백병전으로 인해 한쪽 귀를 잃었다.
마지막 일격을 가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으로 남아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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