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생성형 AI 시대, 비상계엄 대응에 관한 새로운 양상과 민주주의

김호림 동양대 AI빅데이터융합학과 교수 겸 세계환경사회거버넌스학회장
김호림 동양대 AI빅데이터융합학과 교수 겸 세계환경사회거버넌스학회장

2024년 12월 3일 22시 20분.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에 대한 척결 등을 이유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1979년 12·12 군사 반란 이후 처음 발동된 계엄령이다.

비상계엄 당시 경찰은 26개 부대 약 1500명이 국회 인근에 배치됐고, 군사경찰단과 1경비단 211명, 1공수특전여단 277명, 707특수임무단 197명 등 계엄군 총 685명을 비롯해 국군방첩사령부 사복 체포조 49명이 국회에 투입됐다.

다음날 새벽 04시 30분에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 6시간 만에 비상계엄 상황이 종결됐다. 이는 과거와 달리, 시민들이 조직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기저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힘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상계엄 발동 직후, 챗GPT, 뤼튼, 제미나이와 같은 생성형 AI 시스템은 시민들의 다양한 질문과 답변 등에 따라 활용된다.

먼저 실시간 정보 제공과 경로 안내다. “국회로 가야 하는데 교통상황과 군대 배치에 따라 통제되는 부분, 가장 빨리 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줘”라는 질문에 거대언어모델(LLM)은 정보를 분석해 답변해 준다. 메신저나 검색엔진에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 실시간 인터넷 상황을 검색하는 최신의 LLM을 사용하는 시민에 의해 빠른 정보 취합과 답변에 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한다.

비상계엄 하에서 할 수 있는 국민의 헌법적 권리와 행동 지침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비상계엄은 헌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죠?”에 대해 LLM은 헌법 제76조를 인용한다. “국회는 계엄을 해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해 즉각 국회에 출석하도록 요청하세요. 평화적 집회를 통해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비상계엄 하에서 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관심 유도에 관한 정보도 만든다. 시민들은 생성형 AI를 통해 비상계엄 상황을 자동으로 요약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언어로 번역한다. 이에 따라 국제 언론과 NGO들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긴급 성명을 발표한다. 국제사회는 한국의 계엄 상황에 빠르게 반응하며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이는 계엄 해제 논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된다.

생성형 AI 시대에서 계엄은 새로운 양상과 도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계엄 선포의 어려움이다. AI가 실시간 정보 분석과 시민 조직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계엄이 시행되자마자 저항이 즉각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언론 검열은 AI 기반 우회 기술로 무력화될 것이다.

국제적 압박 강화 부분도 있다. 생성형 AI와 SNS의 결합은 비상계엄 상황을 국제사회에 실시간으로 알리고, 번역 및 분석을 통해 글로벌 연대를 촉진한다. 정부의 고립을 가속하는 식이다.

마지막은 AI의 양면성이다. AI가 여론 조작과 국민 통제에 악용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시민들은 AI를 통해 정보 검증과 민주적 대응을 강화할 수 있다.

2024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생성형 AI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처럼 생성형 AI와 SNS의 결합 기술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들의 무기다.

김호림 동양대 AI빅데이터융합학과 교수·세계환경사회거버넌스학회장 2022hor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