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워싱턴 DC 여객기 참사는 바이든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여객기-군용 헬기 충돌 사고와 관련해 생존자가 없다고 밝히는 한편, 사고가 바이든 행정부의 다양성을 중시한 인사정책 탓이라고 주장했다.

3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29일 발생한 공중 충돌 사고가 전 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중시 인사 정책으로 벌어진 '인재'라고 비판했다.

앞서 사고는 현지 각으로 9일 오후 8시 53분께 발생했다. 군용 헬리콥터가 포토맥 강 상공 122m 지점에서 여객기와 충돌해 두 대의 기체가 모두 강물로 추락한 사고였다. 이 사고로 여객기 탑승자 64명 전원, 헬기 탑승자인 군인 3명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 작업을 진행했으나 실종자 중 29명이 시신으로 발견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민주당 출신의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탓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1기 정부(2017)가 시작된 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구축한 '아주 평범한 수준' 항공 시스템 기준을 '뛰어난 수준'으로 바꿨으나, 퇴임 후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항공 시스템 기준을 '전례없는 수준'으로 다시 낮췄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항공청(FAA) 웹사이트에 '부분 마비, 심각한 지적 장애, 정신 장애를 포함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채용 관련 문구를 낭독하면서 “똑똑한 사람들을 (항공 안전 부문에) 배치해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말하는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적 능력과 재능이 중요하다. 그들은 타고난 재능을 가진 천재들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의 주장과 달리 이 문구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가된 것이 아니다. 인터넷 아카이브 웹사이트인 '웨이백 머신'에 따르면 해당 문구는 2013년 추가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정부(2017~2021년) 당시에도 계속 사용됐다.

또한 이번 사고 당시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근무한 항공 안전 담당자들이 이전 정부의 DEI 인사 정책에 의해 채용됐다는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 당시 교통부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는 트럼프 대통령을 '그저 헛소리만 늘어놓는 사람'이라고 부르면서 “우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위기 상황을 줄였으며, 항공 교통 관제를 확대했고, 우리가 감독하는 수백만 건의 항공편에서는 상업용 항공기 추락 사망자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