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사내 업무에 AI 접목…근무 효율·생산성 개선

SK텔레콤 AI 협업툴 '에이닷 비즈'
SK텔레콤 AI 협업툴 '에이닷 비즈'

국내 이동통신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보조하는 것을 넘어 자율추론 기반의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사내 업무 전반에 'AI 매니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특정 작업에 특화된 업무 보조 AI다.

일례로 SKT의 '나법카' 매니저는 법인카드 관련 문의에 특화됐다. 임직원이 법인카드 발급과 한도조정, 결제취소 등 문의사항을 AI 매니저 '나법카'에게 이메일로 보내면 AI가 자동으로 답변하는 방식이다. '나피알' 매니저의 경우 사업부서로부터 전달 받은 주요 내용을 토대로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한다.

SK텔레콤은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 방식을 사업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사내 구성원 대상으로 '에이닷 비즈' 클로즈 베타서비스(CBT)에 돌입했다. 에이닷 비즈는 회의록 및 보고서 작성, 시장 동향 요약 등을 지원하는 AI 협업틀이다. HR 에이전트, 법무 에이전트 등 직무별 특화된 AI 기능을 포함한 에이닷 비즈 프로도 개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생성형 AI인 'M365 코파일럿'을 업무 전반에 도입했다. 직원들은 AI를 통해 중요 일정 정리, 이메일 요약, 내부 문서 검색 등 반복적이고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게 됐다.

AI를 통한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 문화 구축뿐 아니라 문서 관리, 데이터 분석, 부서 간 협업에서도 개선된 성과를 거뒀다. 회사 측은 “기존 디지털저작권관리(DRM44) 방식에선 보안 문제로 AI 도구가 문서를 읽을 수 없었지만 문서를 중앙으로 모아오면서 AI와 함께 일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대화형 데이터 솔루션 '아쿠아'를 사내 임직원 대상으로 상용화했다. 오픈AI의 GPT-4o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쿠아는 사용자의 질문을 AI가 이해하고 회사 내부 데이터레이크에 저장된 내용을 활용해 SQL 코드를 생성하는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간단한 자료 추출도 직접 SQL 코드를 만들어야 했지만 이제는 아쿠아가 질문에 맞는 코드를 직접 짜주기 때문에 비개발 직무 직원도 손쉽게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과거에 열흘가량 걸리던 복잡한 업무 절차가 1분만에 가능해질 정도로 업무 속도가 크게 개선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순 반복 업무나 정형화된 시스템 영역은 AI에게 맡기고 더욱 중요한 일을 직원이 처리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면서 “또 AI를 활용해 더 많은 분야의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게 되면서 업무 창의력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