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단돈 50달러(약 7만원)를 주고 산 그림이 여태껏 알려지지 않은 빈센트 반 고흐의 초상화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예술 연구 회사 LMI 그룹 소속 전문가들은 골동품 수집가가 구입한 한 그림이 반 고흐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며, 작품이 진품으로 확인될 경우 최소 1500만 달러(약 216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캔버스에 유화로 그려졌으며, 흰 턱수염을 기른 어부가 파이프를 입에 문 채 물을 수선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 하단에는 '엘리마르(Elimar)'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해당 작품은 2019년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벼룩시장에서 골동품 수집가가 50달러도 안 되는 금액에 구입했다.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 작품의 감정을 요청했지만, 고흐의 작품으로 볼 수 없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이후 LMI 측은 이 작품을 사들여 분석에 나섰고, 4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이 그림이 반 고흐의 작품임을 확인했다.
LMI 전문가들은 캔버스의 직조 방식, 물감 색소와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그림은 반 고흐가 1889년 프랑스 남부의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그림이 덴마크 예술가 미하엘 앵커의 그림을 반 고흐가 재해석한 작품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그림 캔버스에서는 머리카락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분석 결과 이는 남성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다. 다만 머리카락이 열화되어 반 고흐 후손과의 DNA 대조는 불가했다.
LMI 측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반 고흐 작품이 발견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반 고흐는 많은 작품을 잃어버렸고,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또 고흐가 생전 자신의 작품을 각별하게 조심해서 보관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익히 알려져 있다”고 했다.
한편, 반 고흐 미술관은 현재까지 LMI의 주장에 대해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