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전 중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4000여 명 이상의 남성 수감자들이 대거 탈옥하며 여성 수감자 150여 명을 성폭행하고 방화 살인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6일(현지 시각) 미국 CNN ·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 3일 콩고에서 발생한 이른바 '고마 교도소 집단 탈옥 사건' 당시 여성 수감자 165여 명이 성폭행 당하고 대부분 화재로 숨졌다고 밝혔다.
고마는 인구 100만명이 넘는 콩고 동부의 최대 도시다. 르완다가 지원하는 투치족 반군 M23이 최근 고마를 점령하면서 지난 3일 4000명이 넘는 수감자들이 고마의 무젠즈 교도소를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 수감자들은 165~167명 사이 여성 수감자를 성폭행했고, 감옥에 불을 질러 피해 여성 대부분이 숨졌다.
M23 반군이 도시를 점령하는 과정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거리에 시신이 늘어져 있고 주거지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등 도시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다. 수감자들이 빠져나간 교도소에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곳곳에서 격렬한 총성도 이어졌다고 BBC는 전했다.
유엔은 이날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로 최소 29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2000여 구의 시신은 이미 땅에 묻혔으며 900구에 달하는 시신이 여전히 영안실에 놓여있는 상태다.
콩고는 지난 수십년 간 살인과 집단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만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탈옥하는 과정에서까지 여성을 대상으로 다수의 강력 범죄를 저지르자 패트릭 무야야 콩고 통신부 장관은 “정부는 이 야만적인 범죄를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로 3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M23 반군은 4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일방적 휴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단 이틀만에 공격을 재개해 인근 광산 도시 니아비브웨를 점령했다. 이어 동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카부 점령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