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펨트론이 미국 마이크론에 메모리 모듈 검사 장비를 공급한다. 펨트론이 마이크론에 장비를 직접 납품하는 건 처음으로, 마이크론의 설비 투자 확대 움직임을 정조준한 성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펨트론은 최근 마이크론으로부터 메모리 모듈 검사 장비 '마스' 1호기와 2호기 구매 주문(PO)을 받았다. 현재 3호기 납품까지 논의를 진행 중이다.
펨트론 관계자는 “마이크론 중국 시안 공장과 말레이시아 페낭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마이크론 메모리 패키징 위탁생산업체에도 작년에 이어 추가 납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마스는 2차원(2D)뿐 아니라 3D 알고리즘을 채택, 메모리 모듈 상하면을 모두 검사할 수 있는 장비다. 모듈 돌출부 감지와 측정이 가능하고 인쇄회로기판(PCB) 및 트레이 자동 세척 기능, 원격 모니터링 등을 갖췄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뿐 아니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모듈까지 검사가 가능, 데이터센터용 모듈을 검사하는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펨트론은 2023년 처음 마스 장비를 개발했다. 그동안 마이크론 후공정 협력사에 장비를 납품한 적 있지만 마이크론 공장에 직접 공급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성과는 마이크론 메모리 투자를 겨냥한 결과다. 최근 마이크론은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목표는 140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맹추격하기 위한 행보다. 특히 패키징·테스트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 중인데, 펨트론은 이를 염두에 두고 납품에 공 들였다.
펨트론은 표면실장처리(SMT)·반도체·이차전지 검사 장비 전문 기업이다. 마이크론 효과로 올해 펨트론 반도체 부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펨트론은 기존 SMT 사업이 전체 80%로 주력 사업이었다.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반도체 검사 장비 기술 확보와 투자로 기존 20% 밑이었던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듈 뿐 아니라 반도체 패키지 검사 장비를 일본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주요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 검사 장비도 상용화를 서두를 계획”이라며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검사 장비를 앞세워 올해 전년 대비 50%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