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미국과 러시아간 우크라이나 종전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 · 월스트리트저널(WSJ) ·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만난 양국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전쟁 종식 방안을 다룰 고위급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배제된 채 진행된 이날 장관급 협의는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협상 후 기자들에게 “첫 단계에 합의했으며, 양국은 (종전을 위한) 팀을 구성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진지하게' 참여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양국은 문제를 해결할 외교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고위급 팀'을 임명하고, 이를 통해 '일시적인 종전'이 아닌 전쟁의 '영구적인 종식'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현지 매체에 양국의 상대국 주재대사가 신속히 임명될 것이라며 “미국 측이 우리의 입장을 더 잘 이해했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현 상황의 주요인 중 하나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미국이 러시아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대해 “아주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면,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우크라이나)이 협상 테이블에 앉고 싶어 한다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우리는 선거를 치른지 너무 오래됐어요'라고 말해야 할 것”이라며 “그건 러시아만의 입장이 아니라 나와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5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됐지만 계엄령으로 인해 계속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낸 것과 동일하다.
그는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 회담이 이달 안에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라며 긍정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