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양성광) 연구진이 난치성 신경퇴행성 질환인 '루게릭병(ALS)' 핵심 병리 기전인 'TDP-43' 단백질 응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소재 치료법을 제시했다.
이영호 KBSI 은 첨단바이오의약연구부 박사팀이 홍영빈 동아대 의대 교수팀, 남민엽 한국뇌연구원 박사팀, 홍병희 서울대 화학부 교수팀과 공동 연구, 미국·일본 국제협력 연구로 성과를 이뤘다.
그래핀 양자점이 TDP-43 단백질 비정상적 응집인 아밀로이드 피브릴 형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세포 내 액액상분리현상(생체분자나 물질이 액체에 녹아 있을 때 농도가 높은 부분으로 상이 불리되는 현상)을 제어함으로써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입증했다.

루게릭병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 단백질인 FUS 및 C9orf72 돌연변이 모델에서도 그래핀 양자점이 신경 보호 효과를 보였다.
이는 그래핀 양자점이 루게릭병 외에도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단백질 응집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기존 치료제들은 신경 보호나 항염증 효과에 중점을 두지만, 단백질 응집을 직접적으로 타깃 하는 치료법은 거의 없었다.
이영호 박사는 “이번 연구로 다양한 학문과 분석기술을 융합하고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아직 국내에서는 연구가 왕성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단백질 응집 및 상분리 기전 연구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그래핀 양자점과 같이 단백질 상전이·상분리를 조절해 퇴행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물질을 발굴하고 개발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ACS 나노'에 4일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