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는 '통신의 진화'에 '인공지능(AI) 발전'이 더해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통신 측면에서는 5세대(5G), 5G어드밴스드(5.5G), 6세대(6G) 진화가 계속되면서 통신 속도의 고속화가 계속되고, 지상을 넘어 산악·해양·상공으로 통신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AI 발전이 더해지면서 통신 기술 효율·가성비·전력 소모를 개선하고, 다양한 AI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MWC25에서는 이동통신사의 수익성 제고와 미래 통신 기술 선점을 위한 노력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오픈랜의 진화, 네트워크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표준화, 무인기와 위성 통신의 진화, 5.5G·6G 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오픈랜 발전은 통신 장비 시장을 개방해 장비 가격 인하와 새로운 기업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로 다른 이통사의 API를 표준화해 네트워크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MWC25에서는 자동차나 드론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해 여러 나라에 동시 서비스 하는 사례도 선보였다. 통신 지원 무인기와 위성통신을 통해 기존 이동통신을 보완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지상 기지국이 지원하지 못하는 산악지역·섬지역·해상지역·상공지역 등을 무인기나 위성통신으로 보완하게 된다. MWC25에서는 비행 기지국(FBS)·성층권 통신 무인기(HAPS)·저고도(LEO) 위성·정지궤도(GEO) 위성을 연동하는 비전이 제시됐다. 또 5.5G와 6G의 진화를 위한 기술의 방향성도 선보였다.
AI의 발전도 MWC에서 중요 이슈다. 통신 기술 측면에서는 AI를 통해 통신 성능, 가성비, 전력 소모를 개선하고 있다. 특히 통신 장비는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변화되고 AI 기능이 추가, 기술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AI 기기와 서비스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AI 기기는 삼성 '갤럭시25'의 사례처럼 음성 중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변화가 계속된다. 사용자 작업을 도와주는 AI에이전트도 본격적으로 진화하고있다. 애플리케이션(앱)과 툴 중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AI에이전트로 단순화하고, 사용자 사용 단계를 줄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업무 보조를 위한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선보였고, 더 나아가 업무에 필요한 AI에이전트를 사용자가 쉽게 설계할 수 있는 기술도 제시됐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우리나라 이통사는 AI 서비스와 데이터 센터 전시를 통해 관련 시장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가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독중 디커플링 여파 속에서 국가간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이통사의 AI 경쟁력 강화 추진, 중국 기업의 5.5G와 6G 주도권 확보 노력, 유럽 5G 수익성 개선 노력, 일본 비지상망 기술 확보 전략, 미국의 SW와 서버 중심 망장비 시장 개편 전략 등이다. 특히 통신 장비 시장에서는 기존 한국, 중국, 유럽 업체가 주도하던 기존 모습에서 미국과 일본의 신규 업체가 성장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지난 달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이시바 총리의 공동 성명에서 중국의 이동통신 발전을 견제하려는 오픈랜 협력이 언급됐다.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에서 중국의 시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노력과도 맞물려 있다.
MWC25에는 우리나라의 주요 관련 대기업과 함께 많은 중소·중견 기업이 참가해 좋은 전시를 선보였다. 이와 동시에 MWC25는 우리나라 관련 산업에 많은 과제도 던졌다. MWC25를 참관한 전문가는 통신과 AI시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공통 주문하고 있다. 민관 협력을 통한 국가의 전략적 투자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산학연 연구개발과 정부의 적절한 투자가 맞물려 2025년 우리나라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해 가기를 기대해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