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가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와 협력해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경쟁에 본격 뛰어든다. 차별화 무기로는 '사람 중심 AI'를 내세웠다.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통해 AI 시대 선두주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통신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메기 역할을 했다면 AI 시대에는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아젠다 세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도 구체화했다. 개인고객(B2C) 시장에서는 구글과, 기업고객(B2B) 시장은 AWS와 손잡았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WC25에서 구글과 자사 AI 에이전트 '익시오'에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홍 대표는 “구글이 먼저 찾아와 익시오를 더 강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2028년까지 3억달러(약 45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하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일본 KDDI와도 AI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B2B 영역인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AWS와 손잡았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만들고 AI를 지원하는 형태로 엔터프라이즈 SW 사업을 추진해 나갈 전망이다.
홍 대표는 “AWS도 국내 파트너로 LG유플러스를 가장 먼저 찾았다”면서 “소버린AI와 AI 컨택센터(AICC), 기업 AI 컨설팅 지원 등 3가지 내용을 제안해왔고 이 방향에서 AWS와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매출보다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이를 통한 수익성 강화, 해외사업 진출이라는 세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데 의미를 뒀다”고 짚었다. 실제 구글과 익시오 협력 발표 이후 중동 지역 최대 통신사 자인그룹과 현지 진출의 물꼬를 텄다.
LG유플러스가 내세운 AI 사업 핵심 전략은 보안에 초점을 맞춘 '안심지능'이다. 대부분 기업의 서비스는 보안을 마지막에 고려했는데 LG유플러스는 이 순서를 뒤집어 보안 중심의 토대를 쌓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안심 지능과 관련해 안티딥보이스와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등으로 구성된 보안 솔루션 '익시 가디언'도 선보였다. 글로벌 통신사 중 최초로 선보이는 혁신 보안 기술이다.
홍 대표는 '사람 중심의 AI로 만드는 밝은 세상'이라는 새로운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LG유플러스는 이용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고(Assured)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며(Adaptive) 일상을 함께하고(Accompanied) 세상을 밝게 만드는(Altruistic) 4A 전략을 제시했다.
홍 대표는 “이동통신 시대에는 통신사가 글로벌로 나아가기 어려웠지만 AI 시대에는 통신사도 글로벌 성장을 유의미하게 이룰 수 있다”면서 “단순히 국내 매출을 키우는 전략보다는 의미 있는 수익 성장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