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즉시항고 필요' 언급에…與 “대단히 경솔” vs 野 “오늘이라도 해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인용에 검찰이 '즉시항고'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여야가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국민의힘은 “대단히 경솔한 발언”이라고 한 반면, 민주당은 “오늘이라도 즉시 항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법원의 행정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처장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성과 사법 체계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대단히 경솔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법원행정처장에게는 한번 이뤄진 결정을 번복하도록 개입함으로써 사법 체계를 뒤흔들 권한이 없다”며 “무엇보다도 대법관이 중앙지법 합의부의 판결을 부정하고 번복시키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법부 스스로 재판의 독립성 원칙을 훼손하고 3심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은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검찰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이라며 “천 처장의 발언은 검찰의 자율성까지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 나와서 민주당 편들어주는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어 대단히 우려스렵고 이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오늘이라도 검찰이 당장 즉시항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천 처장의 (정확한) 의사는 알 수 없지만, 전체 발언을 종합하면 천 처장의 말은 이 구속취소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역사에 죄를 짓지 않는 바른길을 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오죽하면 현직 대법관이 이런 말을 했겠나”라며 “오늘이라도 검찰은 당장 즉시 항고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