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기협 “상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우려…벤처기업 혁신활동 저해할 것”

벤기협 “상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우려…벤처기업 혁신활동 저해할 것”

벤처기업계가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가 벤처기업들의 혁신활동을 저해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벤처기업협회(이하 벤기협)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업계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됐으며, 벤처기업 경영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벤기협은 현재 벤처기업들은 벤처투자시장 위축, 회수시장 침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 속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이번 개정안이 벤처기업들의 혁신 성장 동력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벤기협은 “이사의 책임이 증가하면 이사회와 경영진이 혁신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주저하게 되고, 이는 벤처기업 특유의 신속한 판단과 의사결정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벤처기업은 성장 단계별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 성장을 이루어가는데,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다양한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신속한 투자 결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인수합병(M&A)이나 자본 유치 등 중요한 기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국가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벤기협은 “벤처기업들은 도전적 R&D를 통해 혁신을 주도해야 하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단기적 주주 배당이나 경영 안정성이 우선시되면서 혁신 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결국 벤처기업들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도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주주의 권리 보호 필요성에는 당연히 공감하지만, 상법 개정으로 인해 벤처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전과 혁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회와 관련 기관에 추가적인 검토와 보완 논의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벤기협은 “현재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벤처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