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찾아 글로벌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3일과 24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고위급발전포럼(CDF)'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이 회장의 중국 방문은 2023년 CDF 참석 이후 2년만이다. 이 회장은 CDF 참석에 앞서 샤오미를 찾았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첫 글로벌 경영 행보다. 향후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고위급발전포럼은 중국발전연구재단(CDRF)이 2000년 시작한 고위급 연례 국제 포럼으로, 중국과 세계 간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포럼 주제는 '전방위적인 발전 모멘텀 촉발과 안정적인 세계 경제 성장 공동 촉진'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해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정부·기업 관계자와 네트워크를 넓히고, 미·중 갈등 상황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뿐만 아니라 '사즉생' 각오를 내세우며 비상경영 의지를 다진 만큼, 삼성전자 중국 사업 전략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포럼에는 이 회장 외에도 팀 쿡 애플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 글로벌 CEO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 회장은 이들과 폭넓게 교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와 CDF 개막 전날인 22일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만났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이어 전기차로 사업을 확장한 샤오미는 차량용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모바일과 전기차 사업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과 레이 회장 만남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미래 사업 협력 범위와 수위가 한층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