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다음 달 2일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은 우호적 고려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응하되 막판까지 경쟁국 대비 관세율을 낮게 적용받아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현지시간)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방미 기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상호 관세 부과와 관련해 한국에 우호적 고려를 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러트닉 장관은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겠지만 상무부 차원에서는 우호적인 고려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지난 20~21일 미국을 방문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남을 갖고 민감국가 지정 문제, 통상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한 지 3주 만에 재방문해 장관급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서 안 장관은 '한국의 관세가 미국의 4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를 설명했고 러트닉 장관도 한미 간 실효 관세율이 0%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로 반응했다고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한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 포함 여부나 수위와 관련해 구체적 정보는 오가지 않았다.
고위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할 거라고 말했다”면서 상무부가 한국에 우호적 입장을 갖는다고 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조치가 취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4월 2일 예고만 하고 나중에 할지는 봐야 하지만 가장 나쁜 상황을 전제로 대비책 마련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미국이 한국만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무역 적자국에 뭔가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산을 많이 사든지, 미국 투자를 많이 하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이지 무엇을 해 주면 (상호관세 부과를) 안 하겠다는 이런 개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내달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했을 때 자동차, 반도체 등 대미 수출 규모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보고 업종별 지원 대책 마련을 준비 중이다.
이 관계자는 “상호관세는 나라별로 달리 부과될 수 있고 (한)국가의 모든 품목에 같이 부과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대미 수출이 많은 품목이 제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정부에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업종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주요 경쟁국이 (상호관세율을) 얼마나 맞는지가 미국에서의 경쟁 차원서 중요해 그런 것도 같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